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23일(현지시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이후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헤일리 전 대사는 내달 열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까지 레이스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AFP]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 공화당의 대선 경선 주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23일(현지시간) 두번째 경선지인 뉴햄프셔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패배하면서, 그의 경선 레이스 완주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더욱 강해진 트럼프 측의 사퇴 압박에도 레이스를 이어가며 다음 달 자신의 ‘홈그라운드’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반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지만, 굳어버린 ‘트럼프 대세론’을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 언론과 워싱턴 정가는 이날 뉴햄프셔 패배로 헤일리 전 대사가 경선을 완주할 수 있는 동력을 사실상 상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의 독주를 막고 경선을 좀 더 유리하게 끌어가기 위해서는 뉴햄프셔에서 이겼어야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헤일리 전 대사를 더 지지하는 무소속 유권자 비중이 높은 뉴햄프셔가 판을 바꿀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승부처였기 때문이다.
실제 헤일리는 뉴햄프셔에서 40%대로 득표율을 올리며 어느정도 존재감을 과시하긴 했지만, 75% 개표 기준으로 표차이가 10% 포인트 이상 두자릿대로 벌어지고 있어 격차를 한 자릿대로 줄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햄프셔 경선 직후 헤일리 전 대사를 향해 “아직도 남아 있다”며 사퇴 압박 공세에 나섰다.
그럼에도 헤일리 전 대사는 자신이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사퇴 압박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사실상 확정되자 “이 경기가 끝나려면 멀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직 여러 주가 남아 있다”면서 “다음은 내가 사랑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다”고 말했다. 오는 2월 24일 열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까지 적어도 한달은 더 선거운동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헤일리 전 대사의 고향이자, 그가 지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주지사를 지낸 지역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경선은 모든 유권자가 자기가 원하는 정당의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 방식으로 진행되는 데 이는 등록된 당원만 참여하는 코커스보다 헤일리 전 대사에게 유리하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미 언론들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헤일리 전 대사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뉴햄프셔보다 더 큰 차이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처지고 있다는 여론조사들이 나오고 있고, 또한 사우스캐롤라이나의 공화당 소속 연방 상·하원 의원 8명 중 7명과 주지사가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상태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인 팀 스콧도 경선에서 하차한 뒤 트럼프를 위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이후에도 경선 일정이 많이 남아 있고, 헤일리 측은 10여개 주가 같은 날 경선을 치르는 3월 5일 ‘슈퍼 화요일’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지면 앞날을 장담하기 어렵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전에는 네바다주와 미국령 버진제도에서 경선이 있지만 전체 판세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