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HD한국조선해양 제공] |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HD현대의 조선부문 중간지주회사 HD한국조선해양이 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아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도 성장세를 지속, 지난 2019년 중간지주사 설립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길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3일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 변경 공시를 통해 지난해 잠정 영업이익으로 282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흑자전환한 것으로, 3년 만의 흑자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23.1% 늘어난 21조2962억원이다. 확정 실적 공시는 내달 6일로 예정돼있다.
HD현대의 조선그룹사인 HD현대중공업도 지난해 잠정 영업이익으로 1786억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했다. 현대삼호중공업 역시 잠정 영업이익 3017억원으로 전년보다 160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업계에서는 2020~2021년 이어졌던 불황에서 벗어나 수주 및 건조 물량이 확대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 조선그룹은 지난해 카타르 에너지 프로젝트를 포함해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암모니아운반선(VLAC) 등 고부가가치 선박과 상선 부문을 포함해 총 223억2000만달러를 수주하며 국내 조선사 중 유일하게 연간 수주 목표를 넘겼다.
HD현대 조선3사(HD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는 최근 증권업계를 대상으로 연 CEO 간담회에서 “적어도 10년 이상의 격차가 벌어진 기술력을 확보하고, 핵심 기자재를 내재화해 불황일 때 수주경쟁력을 제고하고 호황일 때 기자재 업체의 높은 수익성을 누리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대미포조선의 경우 HD현대 조선3사 중 유일하게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잠정 영업손실 1529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적자폭이 40.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손실의 이유로는 ‘사외제작 및 의장재 단가 인상에 따른 영향’을 들었다.
현대미포조선측은 CEO간담회서 “MR(중형) 탱커가 주선종이었으나, 중국 조선소들의 값싼 오퍼로 인해 도전을 받고 있다”며 “MGC(중형가스선)가 MR의 공백을 메꿔줄 것으로 기대하며 프로덕트 믹스(제품 라인 배합)를 다양화하려 노력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HD현대중공업이 2023년 건조해 인도한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의 시운전 모습 [HD한국조선해양 제공] |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도 VLGC, VLAC 등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서만 총 32척, 30억달러에 달하는 수주 계약을 체결하며 ‘수주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 1월인데도 벌써 연간 수주 목표 135억달러의 22.2%를 달성한 상태다.
24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은 총 15척으로, 이중 HD한국조선해양이 11척을 싹쓸이했다. 이어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각각 2척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다시 신규 수주”라며 “신규 수주는 향후 이익을 추정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질 좋은 수주가 증가한다는 것은 향후 이익이 증가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올해 1분기부터 현대미포조선을 포함한 HD현대 조선그룹사들이 모두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1조2071억원이다. 매출액은 25조700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중공업의 경우 올해 영업이익으로 5923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현대미포조선 역시 올해 영업이익으로 1213억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