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신임 농협중앙회장 “지역농협을 중앙회 주인으로”

제25대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된 강호동 후보가 25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

17년만에 직선제로 치뤄진 농협중앙회 제25대 회장에 강호동(60) 경남 합천군 율곡농협 조합장이 당선됐다. 강 조합장이 당선되면서 농협중앙회는 2004년 제20대 중앙회장 선거 이후 20년 만에 경남 출신 조합장을 중앙회장으로 맞게 된다.

26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강 당선자는 25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진행된 선거에서 1차 투표에서 607표를 얻어 1위에 오른 이후 결선에서 조덕현 동천안농협조합장과 맞대결을 벌인 결과 당선됐다. 결선 득표수는 강 조합장이 781표로 조 조합장(464표)보다 317표 앞섰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하면 당선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어 1, 2위 후보자 간 결선 투표에서 강 조합장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강 당선자는 결선 결과 발표 뒤 당선증을 받고 “농협을 혁신하고 변화시키라는 뜻으로 알고 있다”며 “지역농협이 주인이 되는 중앙회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987년 농협에 발을 디딘 강 당선자는 입사 10여년만인 1997년 상무로 승진했고 2006년에는 율곡농협 조합장에 당선됐다. 이후 남다른 리더십을 인정받아 5선 조합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강 당선자는 합천 율곡농협을 이끌면서 자산규모를 2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10배 이상 성장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율곡농협을 규모는 작지만 경제·판매·유통사업을 잘하는 강소농협의 표본으로 키운 것이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농협중앙회 이사를 맡았고 농협경제지주 이사, 상호금융 소이사회 이사, 농민신문사 이사를 지냈다. 강 당선자는 2020년 제24대 선거에도 도전했다가 1차 투표에서 3위에 그쳐 고배를 마셨다.

강 당선자는 지역 농·축협의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해 무이자 자금 규모를 20조원으로 늘리고 상호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강 당선자는 또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중앙회에 미래전략실을 신설하고 조합원을 위한 요양병원을 설립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와 함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중앙회와 하나로유통, 농협홍삼, 남해화학 등을 보유한 경제지주의 통합을 제시했다.

2012년 ‘중앙회·경제지주·금융지주 구조’로 개편된 농협은 이로써 10여년 만에 재통합을 추진하게 됐다. 중앙회와 경제지주 통합시 중앙회 산하에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등을 보유한 금융지주만 남게 된다. 다만, 중앙회 지배구조 개편은 농협법 개정이 필요하다.

농협중앙회장은 4년 단임제에 비상근직이지만 농협 조합원을 대표하면서 인사와 사업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농협중앙회 자산 규모는 약 145조원이고 계열사는 32개다.

강 당선자의 임기는 3월 정기총회일 다음 날 시작된다.

한편, 이번 선거는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직선제로 치뤄졌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1990년 민선(民選)이 도입되면서 직선제로 치뤄지다가 도중에 대의원 간선제로 바뀌었고 2021년 농협법 개정으로 다시 전체 조합장이 참여하는 직선제로 돌아왔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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