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피습 현장.[배현진의원실 제공]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피습 사건을 보도한 외신이 한국의 분열된 정치 지형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현지시각) 배 의원의 피습 소식을 전하면서 “4월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한국 정치가 점점 더 분열되고 격렬해지고 있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에 이어 3주 만에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에 피습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 |
WP는 과거 한국에서 자행된 정치인 테러 사건을 소개하며 “정치인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2022년 송영길 전 대표, 2015년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 200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피습사건 등으로 이어진 일련의 테러를 거론한 보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총선을 앞두고 한국의 정치적 긴장감은 높은 상태”라며 “이번 피습 사건으로 한국 사회에서 폭력의 공포가 정치권 뿐 아니라 시민 사회 전반에서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3분의2가 정치적 분열이 지역사회를 더 위험하고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67) 전 일본 총리가 지난 8일 나라(奈良)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가두 유세를 할 때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는 암살범 야마가미 데쓰야(41)의 모습. [유튜브 '日テレNEWS' 채널 캡처] |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영문판인 닛케이 아시아는 26일(현지시각) 배 의원 피습 소식을 전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에 이어 또다시 일어난 사건”이라며 “이로 인해 한국에서 양극화 심화, 정치적 반대 성향의 인물에 대해 비난하는 풍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2022년 7월 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총상을 입고 사망한 바 있다.
배 의원은 25일 오후 5시18분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 입구에서 A군(15)으로부터 돌로 머리를 수차례 가격당했다. 이후 배 의원은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처치를 받고 안정을 취하고 있다.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 의원 측은 가해자에 대해 선처 없이 처벌을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체포된 A군은 이날 새벽 병원에 응급입원 했다. 전날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보호자 입회하에 조사한 뒤 응급입원이 이뤄졌다. 응급입원이란,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자신 또는 타인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있는 경우 정신의료기관에 3일 이내로 입원시킬 수 있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