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4분기 ‘깜짝 실적’…면세점은 “여전히 터널 속”

백화점 업계가 설 선물 세트 본 판매를 시작한 지난 22일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 선물세트가 진열되어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지난해 4분기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이익 개선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는 과제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기조가 시작되는 하반기부터 유통업계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신세계·이마트·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 기업들은 2월 둘째 주 설 연휴 전에 지난해 4분기와 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통가에서는 4분기를 성수기로 꼽는다. 강추위와 프로모션의 영향으로 ‘깜짝 실적’ 기대감이 크다.

28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4곳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롯데쇼핑(이하 연결 기준)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3% 감소한 3조6868억원, 영업이익은 107.14% 증가한 1928억원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6% 감소한 14조697억원, 영업이익은 29.14% 증가한 4987억원으로 전망됐다.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2140억원이다. 2017년 이후 7년 만의 흑자 전환이다.

신세계는 증권사 9곳의 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1.49% 감소한 1조7381억원, 영업이익은 27.5% 증가한 1802억원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18.12% 감소한 6조3970억원, 영업이익은 4.79% 줄어든 6144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마트는 증권사 6곳의 컨센서스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64% 증가한 7조5965억원, 영업이익은 87.76% 늘어난 240억원으로 각각 예상됐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조1359억원으로 28.2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930억원으로 35.59%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면세구역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

면세점 업계는 코로나19에 시작된 터널 속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행수요는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였지만, 중국인 단체 관광객 회복이 더딘 데다 관광문화가 면세 소비를 줄이는 ‘체험형’으로 전환하고 있어서다. 이에 면세점들은 지난해 4분기에도 실적 회복 기대감을 채우지 못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4분기 면세점 매출이 7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고 밝혔다. 영업손실도 297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1%, 4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상장사인 롯데면세점도 지난해 1~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9.8% 감소했다.

면세점 업계는 실적 개선 시점을 2분기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편된 항공기를 통한 관광객 수요는 중국인 단체여행 회복이 예상되는 2분기 전후가 될 것”이라며 “다만 중국 소비 경기 부진과 위안화 약세로 인한 구매력 회복이 이뤄지지 않아 예단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