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기준금리 4연속 동결…파월 “3월 인하 어렵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월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키로 결정했다. [AF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4연속 동결했다. 이날 연준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신호를 분명히 했지만, 시장의 ‘3월 인하’ 기대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일축했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리면서 시장은 추락했다.

연준은 이날 올해 들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연 5.25~5.50% 수준으로 유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최대 2%포인트를 유지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미국의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성명은 “최근 경제 활동은 지표상으로 안정적 속도로 확장하고 있으며, 일자리 성장은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견조하다”면서 “물가 상승은 지난 1년간 완화됐지만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그간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해 온 ‘추가적인 정책 강화’ 문구를 없애면서 향후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분명히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공식적으로 금리 전망을 변경했다”고 평가했고, 블룸버그는 “연준이 금리 인하에 대한 개방적인 신호를 보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이 기대하는 조기 금리 인하 전망에는 선을 그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통화정책 전환 시점과 관련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향해 지속가능하게 이동하고 있다는 보다 ‘더 큰 확신’을 얻기 전까지는 목표 범위를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못박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3월 금리 인하를 확언할 수 없다”면서 다음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풍경 [AFP]

파월 의장은 “지난해 하반기 인플레이션 지표가 낮아진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2%)으로 지속해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려면 연속되는 증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각종 경제 수치가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금리 인하를 결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지금은 승리를 선언할 준비가 안 됐다”며 동의하지 않았다.

3월 금리 인하 개시에 대한 신호를 기대했던 시장은 이날 FOMC 회의 이후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17.01포인트(0.82%) 내린 3만8150.3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79.32포인트(1.61%) 하락한 4845.65에 거래를 마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345.89포인트(2.23%) 내린 1만5164.01에 장을 마감했다.

더불어 이날 연준이 보인 매파적 신호에 시장은 3월이 아닌 ‘5월 금리 인하’에 더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오는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한달 전 73.4%에서 현재 36.0%까지 떨어졌다. 반면 5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100%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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