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참수하고 유튜브에 시신 인증…한국 ‘극단 정치’ 못지 않은 美

저스틴 먼이 아버지 살해 후 유튜브에 올린 영상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에서 아버지를 살해하고 시신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린 30대 남성이 붙잡혔다. 남성은 극우 음모론에 심취해 범행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월 3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벅스 카운티 검찰은 이같은 일을 벌인 저스틴 몬(32)을 살인 및 시신 훼손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몬은 전날 오후 7시께 자택 욕실에서 아버지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남편이 화장실에서 죽어 있다"는 피해자 아내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출동 당시 범행 현장은 처참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온통 피칠갑이 된 화장실에서는 피해자의 시신이 머리가 없는 채로 발견됐다. 머리는 주방 냄비에서 비닐봉지에 담겨 있었다.

몬은 경찰 출동 당시 차량을 몰고 도주한 상태였으며, 범행 현장에서 160km 떨어진 펜실베이니아주 방위군 기지에 총기를 들고 침입했다가 붙잡혀 구금됐다.

몬은 범행 직후 자신의 범행을 유튜브 영상으로 남겼다. 14분 짜리 이 영상에서 몬은 아버지의 잘린 머리를 보여주며 “아버지가 조국의 반역자였다” “미국은 안쪽부터 바깥쪽으로 썩어가고 있다” “폭도들이 깨어나 도시를 날뛰고 있다” 등의 발언을 했다.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와 미국 국경에서 벌어지고 있는 안보 위기를 비난하며 자신이 계엄령 하의 새로운 미국 대통령 대행이라고 주장했다.

이 영상은 약 5000회 조회수를 기록한 뒤 유튜브 정책에 의해 삭제됐으나, 영상 일부가 녹화되거나 캡처돼 온라인으로 확산 중이다.

몬의 범행 동기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가 영상에서 한 발언이나, 주변인들의 증언으로 미뤄볼 때 정치적 동기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그가 ‘큐어넌’(QAnon)이라는 극우 음모론에 심취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큐어넌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시절 생긴 집단으로, 민주당의 최고위 인사들과 연방정부 내 기득권 세력의 이익공동체인 ‘딥스테이트’가 정부를 통제하고 있다는 음모론에서 출발했다. 피해자인 몬의 아버지가 연방 공무원인 점 역시 범행과 관련돼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대선 정국에서 미국 내 과열된 정치적 분위기로 범행이 잇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 FBI 부국장 출신의 앤드류 맥케이브 CNN 법 집행 분석가는 "엄청나게 뜨거워질 정치 시즌에 접어들면서 앞으로의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선출된 공직자나 지도자들로부터 듣는 과열되고 극단적으로 정치화된 발언들이 실제로 극단 견해를 가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쳐 폭력행위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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