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중국 상하이의 한 쇼핑몰에 폴스타 전기차가 전시돼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볼보자동차가 전기차 합작브랜드인 폴스타의 지분을 지리그룹의 스웨덴 자회사인 지리스웨덴홀딩스에 분배한다. 전기차 수요 감소와 업계의 출혈 경쟁으로 브랜드 통합과 퇴출이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전기차 업계가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됐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볼보자동차는 이날 지분 48%를 소유한 전기차브랜드인 폴스타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볼보는 성명에서 “우리는 폴스타 주식을 볼보 주주들에게 분배하는 것을 포함해 지분의 잠재적 조정을 평가하고 있으며, 이로인해 지리차가 새로운 폴스타의 대주주가 될 수 있다”면서 “연구개발 및 제조, 애프터세일즈 등 분야에서 폴스타의 전략적 파트너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폴스타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앞서 지난달 말 폴스타는 지난해 5만4600대의 자동차를 판매해 목표치 대비 5000대 저조한 판매 실적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폴스타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줄어든 전기차 수요, 그리고 테슬라가 촉발한 가격 경쟁에 대한 부담으로 판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적 악화와 함께 당시 폴스타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15%에 달하는 인력을 감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당초 폴스타는 오는 2025년까지 현금 흐름 기준 손익분기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를 위해서는 여전히 13억달러의 자금이 더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폴스타의 주가는 2022년 6월 시장에 데뷔한 이후 87%나 하락해, 신규 자금 조달 능력마저 제한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지리자동차는 향후 폴스타의 손익분기점 달성을 위한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가 재정적 회복력을 갖춘 대형 업체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전기차 업계의 현실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대형 제조사를 중심으로한 업계 통합이 본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폴스타뿐만이 아니라 리비안과 샤오펑, 루시드 등 다수의 소규모 전기차 브랜드들도 현재 수요 악화와 자금 조달과 관련한 문제에 봉착해있는 상태다.
공급망 전문업체 SC인사이츠의 앤디 레이랜드 공동설립자는 “지금은 확실한 시장의 지각변동기”라면서 “전기차 신생 업체들은 어떻게 수익성을 확보할 것인지, 그리고 대형 제조사 및 중국 업체들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지 확실히 보여줘야한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최근 전기차 시장의 움직임은 전기차 사업에 드는 막대한 비용 부담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가 심화하면서 기업들이 퇴출하거나 통합되는 물결이 거세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전기차 시장은 암울한 한해를 보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기차에 있어 중요한 한 해가 험난한 출발을 했다”며 이처럼 한껏 가라앉는 전기차 시장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지난달 24일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이 작년보다 현저히 낮아질 수 있다며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테슬라는 이를 저렴한 신차 개발·생산에 따른 불가피한 과정으로 설명했지만,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신차 생산량을 늘려가는 과정 역시 도전적일 것이라고 전망해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이에 앞서 포드자동차는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고, 미국의 대형 렌터카 업체인 허츠는 지난 11일 자사가 보유한 전기차의 약 3분의 1을 매각하고 내연기관 차량으로 교체한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