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선생님 ‘선처’ 결심했지만, ‘위자료’ 달라더라”…특수교사측 입장문 공개

주호민. [김현정의 뉴스쇼]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웹툰작가 주호민이 자폐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고소한 특수교사 A씨 측이 전해온 입장문을 공개했다. 주씨는 당초 A씨를 선처하려고 결심했지만, 피해를 봤으니 위자료를 달라고 해 '이건 아니다 싶었다'고 밝혔다.

주호민은 2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간의 일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먼저 주호민은 "사건 초기에는 어떤 비판이나 그런 것들이 있을 때 일일이 입장문을 쓰는 등의 대응을 했는데 오히려 더 많은 비난이 쏟아지고 그 해명들을 납득시키지 못했다"며 "그 과정에서 아이들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다보니 어떤 말을 해도 어려울 것 같다 생각해 온전히 재판에 집중하고 판결이 난 후 이야기를 해야겠다 생각했다"며 침묵을 지켰던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판결이 나와야지만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당위성이 생긴다고 판단했다"며 "형량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무겁고 답답한 마음이 제일 큰 건 해당 학교의 특수학급의 사정이 그 선생님께서 그 자리에서 물러나신 후로 계속 교사가 바뀌면서 거기에 있는 학생들이 계속 어려움에 처해있는 상황"이라며 "이 사건 자체가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니고 마치 장애 부모와 특수 교사들의 대립처럼 비춰지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에서 논란이 됐던 불법 녹취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주호민은 "녹음이 위법인 건 맞고, 이 재판에서도 그걸 분명히 했다"며 "다만, 녹음 자체가 위법인 행위는 맞지만 이 상황의 어떤 특수한 상황, 아이가 의사를 전달할 수 없다는 점, 그리고 그 다른 친구들, 같은 반에 있는 친구들도 장애가 있어서 의사를 전달할 수 없다는 점 그리고 녹음 외에는 이런 학대 정황을 발견할 수 없다는 점 등이 예외로 인정이 됐다"고 덧붙였다.

[김현정의 뉴스쇼]

특히 주호민은 '선처 탄원서'가 아닌 '유죄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그때 진짜 욕을 많이 먹었다. 선처를 결심하고 만남을 요청을 드렸는데 교사 분께서 만나는 게 부담스럽다면서 어떤 변호사님을 통해 서신을 보내왔는데 납득하기 어려운 요구들이 있었다"며 당시 받았던 A씨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이어 "선처 탄원서를 쓸 게 아니라 고소 취하서를 작성하라고 하더라. 또 피고인이 피해를 받은 게 있으니 위자료를 달라고 요청을 했다. 당황해서 답신을 못 드렸더니 두번째 요구서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두번째 문서에는 금전 요구는 취하할테니 대신 자필 사과문을 써달라고 하더라. 근데 우리는 아직도 사과를 받은 적이 없다. 모든 요구하는 문장들이 형량을 줄이기 위한 단어였다. 그래서 이거는 아니지 않나 싶어서 선처 의지를 접고 끝까지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주호민은 지난 1일 진행된 선고기일 당시를 떠올리며 "상대측 변론 중에 아이의 지능이 학대 사실을 인지할 수 없을 것다. 그래서 학대가 아니라는 논변이 있었는데, 그 부분이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말 못하는 강아지도 분위기를 읽을 수 있고 자폐성 아이들은 부정적 분위기를 민감히 받아들인다는 논문도 여럿 있다. 그런데 저런 발언은 장애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발언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고 당시 심경을 고백했다.

앞서 지난 1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특수교사 A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특수교사 A씨 측은 "몰래 녹음한 부분에 대해 재판부가 증거 능력을 인정했는데 경기도교육청 고문 변호사로서 재판부에 상당한 유감을 표한다. 몰래 녹음에 대해 유죄 증거로 사용할 경우 교사와 학생 사이에 신뢰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교육청에서는 수업시간에 몰래 녹음한 부분에 대해 증거 능력이 없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씀드린 만큼 앞으로 차분하게 항소심에 대응할 것"이라고 항소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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