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 [123RF] |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명절에 먹던 잡채가 일상의 영역에도 자주 등장한다. 바로 MZ세대 신조어 ‘그 잡채’를 통해서다. ‘그 자체’라는 말 대신 먹는 ‘잡채’가 이용될 만큼 잡채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다.
다만 잡채는 밥상에 자주 오르지 않는다. 손이 많이 가는 복잡한 조리 때문이다. 특히 생각 이상으로 ‘고열량’이기 때문이다. 당면이 기름을 계속 흡수하고 여기에 고기까지 더해지면 열량은 더 높아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자료에 따르면 1회 제공량(200g) 기준으로 잡채의 열량은 291㎉에 이른다. 맛에 이끌려 후루룩 먹다 보면 300㎉가 금세 넘어간다. 흰밥 한 공기(210g)가 약 300㎉라는 점을 고려하면, 잡채는 열량 측면에서 상당히 부담스러운 음식인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당면은 탄수화물이 대부분을 차지해 혈당지수(GI· 95~100)도 매우 높다.
혈당이나 열량 부담 없이 잡채를 즐기고 싶다면 ‘주인공’을 교체하는 것도 방법이다. 당면과 소고기를 밀어내고, ‘우엉’을 주무대에 세우는 조리법이다. 비건(vegan·완전채식) 요리연구가인 소나영 한국디톡스& 로푸드협회 대표는 “당면 대용으로 우엉을 길게 썰어 넣으면 잡채의 열량을 낮출 수 있다”며 “우엉의 풍부한 식이섬유와 비타민 등의 영양소가 보충되고, 아삭한 식감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우엉. [123RF] |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반 잡채와 달리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20분 정도면 완성된다. 우선 우엉의 껍질을 칼등으로 긁어내 채를 썬다. 이때 우엉은 섬유질 결대로 길게 써는 것보다 연필을 깎듯 썰어야 연한 식감이 나온다. 이어 기름을 두른 팬에서 볶다가 간장, 설탕, 마늘, 통깨, 후추, 참기름을 넣는다. 어느 정도 우엉이 익으면 청·홍피망, 표고버섯을 넣고 볶으면 끝이다. 조리 과정에서 기름 대신 물로 데치면 열량이 더 줄어들고 깔끔한 맛이 난다. 또 일반 간장을 저염간장으로 대체하면 염분까지 낮출 수 있다.
최근 유행하는 ‘곤약 잡채’도 열량 부담이 적다. 식감도 당면과 비슷하다. 다만 곤약의 영양소가 적다는 것이 단점이다. 실제 곤약의 97%가 수분이다. 곤약으로 잡채를 만들 때 영양소가 뛰어난 우엉을 함께 넣고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쫄깃한 곤약과 아삭한 우엉의 식감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우엉은 특히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수용성 식이섬유인 이눌린이 다량 들어있다. 이뉼린은 우리 몸에서 지방과 당분을 흡착해 고지혈증 및 당뇨 예방에 보조적 효과를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