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해도 버리지마” 폭로되자 피해자 민증 깐 시인 박진성…실형 확정

박진성 시인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자신의 성희롱 의혹을 폭로한 여성의 신상을 공개하는가 하면, 여성이 거짓말을 한다고 허위 사실을 주장했다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시인 박진성(43) 씨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씨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최근 확정했다.

박 씨는 2015년 9월 말 인터넷으로 시 강습을 하다 알게 된 B(당시 17세) 씨에게 이듬해 10월까지 "애인 안 받아주면 자살할꺼", "나랑 약속 하나 할래? 어떻게 해도 나 안 버린다고. 내가 성폭행해도 안 버린다고" 등의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내고 '애인하자'고 요구하는 등 여러 차례 성적 수치심을 주는 메시지를 보냈다.

B 씨는 '문단 미투(Me Too)' 운동이 일어나던 2016년 10월께 이런 피해 내용을 공개했다.

이같은 성희롱 피해사실은 B 씨가 박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통해 지난 5월 법원에서 사실이라고 인정됐다.

그럼에도 박씨는 2019년 3월 29일부터 같은 해 11월 26일까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무고는 중대 범죄', '허위로 누군가를 성폭력범으로 만드는 일이 없길 바란다' 등의 표현으로 11차례에 걸쳐 허위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심지어 자신의 SNS에 B 씨의 주민등록증을 게시하고 실명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실명을 포함한 인적 사항을 공개하는 등 피해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일으켰으나 피고인이 관련 민사사건의 항소를 취하한 점을 고려했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는 형량이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으로 높아졌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다 공소가 제기된 후에야 트위터를 폐쇄하고 선플 달기 운동을 하는 등 반성했다고 주장하나, 피해자에 대한 터무니없는 인신공격을 막으려는 행동을 한 적도 없고 고통에 공감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며 "피해자가 현재까지도 피고인의 행위로 극도의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밝혔다.

박 씨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이후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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