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자체가 신기” 낚싯줄 삼킨 아기 거북이, 끝내 폐사했다

바다거북.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123RF]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낚싯줄에 온 몸이 관통된 채 발견된 멸종위기종 해양보호생물 푸른바다거북이 결국 죽고 말았다. 전문가는 "장과 낚싯줄이 얽히고 꼬여 괴사, 파열돼 결국 폐사했다"고 했다.

홍원희 아쿠아플라넷 제주 수의사는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다이버 강사가 바다 잠수를 하던 중 폐그물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 어린 바다거북을 봤다고 한다"며 "그물을 끊고 바깥으로 꺼냈는데, 가쁘게 숨쉬는 걸 보니 꼬리에서 긴 줄이 보였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이게 뭘까하며 살짝 당겼던 것 같다"며 "그런데 빠지지를 않으니 문제가 있다고 봐 저희 기관에 입원을 시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수의사는 "(거북이 삼킨)낚싯줄이 어딘가에 걸려 소화기관을 통과해 항문으로 나온 것 같다"며 "추정하기로는 물고기를 먹으려고 했는데, 낚싯줄에 걸려있는 물고기를 삼킨 게 아닐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폐사했다. 부검해보니 낚시 바늘이 있던 채로 삼켰던 것"이라며 "그 바늘이 식도 아래로 걸려있다보니 이게 바로 장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그 상태로 먹이 활동을 밖에서 했던 것 같다"고 했다.

또 "장은 장대로 움직이고, 그런데 낚싯줄은 내려가지를 못하니 장과 낚싯줄이 얽히고 이 안에서 꼬여 괴사되고 장이 파열돼 결국 폐사한 것"이라고 했다.

홍 수의사는 "제가 듣기로는 폐사체에서 (낚싯줄이)많이 발견된다"며 "이 낚싯줄을 삼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거북이 살아있던 기간이 조금이라도 있었던 게 조금 신기한, 그러니까 특이한 일이며 대부분은 폐사체로 발견된다"고 했다.

그는 "제가 여기에서 구조 활동을 한 게 10년이 넘는다"며 "10여년 동안 이렇게 낚싯줄이 몸에 들어가있는데 생존한 케이스는 처음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최근에는 폐어구에 의한 손상으로 입원하는 거북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그냥 바닷가에 버려지는 바다 사체들도 굉장히 많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나아가 "해경과 다이버분들 말을 들어보면 그런 폐사체가 더 많은데, 그것까지 다 수거가 되고 있지 않다"며 "더 많은 수의 바다 해양동물이 폐어구에 의한 고통을 받고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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