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주담대 금리 0.23%p 상향 조정 저금리 영업에 고객 몰려…가계부채 관리 돌입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 1월에만 3조원 늘어 “다른 은행도 금리 조정 가능성 있어”
[연합] |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최근 일부 은행에서 돌연 대출금리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환대출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각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낮추며 대출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는 저금리에 따라 대출 수요가 과도하게 몰리면서 가계부채 확대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금리 인상이 은행권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이날 기준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3.64~5.04%로 지난 6일(3.39~4.79%)과 비교해 상·하단이 각각 0.25%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준거금리 외 가산금리 조정의 영향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7일 일부 주담대 상품의 가산금리를 0.23%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는 저금리 영업에 따른 대출 수요 증가로 가계대출 관리가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는 금융당국에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1.5~2%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정부가 국내총생산(GDP) 100%를 넘는 가계대출을 경상성장률 범위 내에서 관리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특히 소매금융 기반이 넓은 국민은행이 3% 초반대 저금리를 제공하며 많은 고객이 몰리면서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주담대 상품의 금리를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가 금융권의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차원의 영업 관리에 돌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 |
실제 올해 주담대가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에 적용되며 가계대출 확대 추세는 거세지고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34조3251억원으로 지난해 말(529조8921억원)과 비교해 4조4330억원(0.8%)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잔액 증가폭은 3조6699억원으로 속도가 빨라졌다.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 또한 2조9049억원(0.4%) 늘었다. 5대 금융의 가계부채 관리 계획에 따르면 올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상승폭은 10조3861억원에서 13조8481억원으로 제한된다. 한 달 만에 연간 한도의 20~30%가량을 채워버린 셈이다.
여기다 지난달 31일 시작된 전월세보증금 대출(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또한 초반 흥행을 기록하며 가계부채를 자극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 시행 22일 차인 지난 7일 오전까지 총 2만3598명의 차주가 신규대출 신청을 완료했다. 신청 규모는 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합] |
아직 여타 주요 은행들에서는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채권금리 변동 외 가산금리 상향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 4곳(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기준 3.2~5.29%로 지난해 말(3.34~5.65%)과 비교해 상·하단 각각 0.14%포인트, 0.36%포인트 낮은 상태다.
하지만 가계대출 잔액 추이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늘어날 경우, 금리 조정 위주의 관리 방안이 도입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제한하기 위해 적용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안이 상품별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것”이라며 “주담대 잔액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여타 은행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