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 세운 한국의 두번째 과학기지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해양수산부는 우리나라 남극 대륙연구의 전초기지인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가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았다고 12일 밝혔다.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는 한국이 세종 과학기지에 이어 남극에 세운 두 번째 과학기지로, 지난 2014년 2월 12일 동남극 테라노바만에 설립됐다. 장보고 과학기지는 남위 62도의 킹조지섬에 위치한 세종 과학기지보다 남극 중심부로 접근하기 쉬워 남극 빙하와 대륙연구에 큰 역할을 했다.
남극장보고과학기지 전경[해양수산부] |
우리나라 연구진은 장보고 과학기지에서 해수면 변화의 주요 요소인 남극 빙붕(남극 대륙빙하와 이어진 수백m 두께의 얼음덩어리)의 붕괴 과정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미국·영국과 함께 초대형 빙하 중 하나인 스웨이츠 빙하 연구를 진행하는 동시에, 난센 빙붕 연구로 빙붕 안정도 평가모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등 해수면 상승 예측 체계 기반을 마련했다.
극지 연구의 지평을 대륙까지 넓히는 성과도 보였다. 남극 운석 탐사를 통해 운석-지질 연구와 빙하-빙권 연구를 수행했으며 세계에서 네 번째로 두꺼운 빙붕 시추 기록을 세워 얼음으로 덮여 있던 바다를 탐사했다. 지난해에는 장보고 기지부터 남극 내륙연구 거점까지 한국의 독자적인 육상 루트를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
남극장보고과학기지 위치 [해양수산부] |
이 밖에 장보고 과학기지 인근 인익스프레시블섬의 남극특별보호구역 지정에 앞장서고 이 섬에 사는 아델리펭귄의 취식지 변화도 최초로 확인했다. 남극 해양생태계 보존을 위해 세계 최대 해양보호구역인 남극 로스해 생태계 보전 방안을 연구하고, 세계 최초로 남극 이빨고기(메로)의 염색체를 해독했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국민의 지지와 대원들의 사명감 덕분에 지난 10년간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의미 있는 연구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그간의 연구성과와 기지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극지 연구 선도국으로의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