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전투 가능한 세계 유일 기종, 美시장도 가시권

국산 경공격기 FA-50은 명실상부한 ‘K-방산’의 날개다.

15일 정부와 방산업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공군을 비롯해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폴란드, 이라크 등 동남아시아와 유럽, 중동에서 이미 200여대가 운용중인 FA-50의 향후 수출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다.

FA-50이 세계 방산시장에서 주목받는 것은 동일한 플랫폼으로 훈련과 전투가 가능한 전 세계 유일 기종이기 때문이다.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에 전술능력을 더해 경공격기로 개발한 FA-50은 평상시에는 훈련기로 운용하다 유사시에는 즉각 전투기로 임무를 전환해 수행할 수 있다.

‘멀티롤 항공기’로서의 FA-50의 이 같은 특성은 공군전력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지 않는 국가에 큰 매력일 수밖에 없다.

북한과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대치중인 한국이 T-50 계열 항공기를 20년 가까이 운용함으로써 검증도 마쳤다.

한국 공군이 2013년 최초비행 이후 약 10년 만인 지난해 10월 FA-50 10만 시간 무사고 비행기록을 달성한 것은 상징적인 장면이다. 필리핀이 반군소탕 작전에 투입해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는 등 기존 도입국들이 실전에서 성공적으로 운용중이라는 점도 신뢰를 높이고 있다.

현재 한국 공군이 약 60여대, 필리핀이 12대, 인도네시아가 22대, 태국이 14대, 이라크가 24대를 운용중이다.

폴란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속 시급하게 전력공백을 메우기 위해 ‘갭 필러’(Gap Filler) 명칭을 붙인 FA-50GF 12대를 인도받은데 이어 항전장비와 무장 등을 업그레이드한 FA-50PL 36대를 인도받게 된다.

또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2월 체결한 9억2000만 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의 계약에 따라 오는 2026년부터 FA-50 18대를 도입하며 18대 추가 도입도 계획중이다.

한국무역협회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FA-50 폴란드 수출에 힘입어 한국 항공기 수출액이 지난해 역사상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역시 FA-50 폴란드 수출을 바탕으로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2475억원과 2218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더욱 희망적인 것은 FA-50이 계속 강해지고 있어 향후 수출 전망도 밝다는 점이다.

FA-50은 전 세계 항공기 발전 추세에 맞춰 레이저유도폭탄과 타겟팅 포드, 공중급유시스템 적용 등 작전수행능력을 강화하며 항전장비와 무장계통 등을 지속 개량하고 있다.

또 능동전자주사배열(AESA) 레이더와 AIM-9X와 같은 기축선을 벗어난 표적까지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적용하는 무장성능 강화도 진행중이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전투기는 전투개념 발전과 무장성능 강화 등으로 체계개발과 동시에 지속 진화·발전하는 특성이 있다”며 “선제적으로 성능개량하는 것이 수출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경전투기로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단좌기 개발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좌기 개발이 추진될 경우 전 세계 곳곳에서 노후화로 도태되고 있는 F-5 교체시장 진입이 기대된다.

항공 선진국 미국과 유럽 진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폴란드 수출을 계기로 유럽 시장 확대 교두보를 마련한 가운데 슬로바키아와 불가리아 등 F-16 전투기를 운용하는 인근 국가들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KAI는 폴란드 방산업체들과 FA-50 정비 등 후속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함으로써 유지·보수·정비(MRO) 허브 구축의 발판도 마련했다.

특히 조만간 가시화될 미국 시장은 FA-50을 필두로 한 T-50 계열 수출의 정점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280대 규모의 공군 전술입문기와 220대 규모의 해군 전술입문기와 고등훈련기 도입 사업을 계획중이다. 500대에 이르는 사업을 수주한다면 세계 고등훈련기·경공격기 시장에서 FA-50은 그야말로 독보적인 위상을 점하게 된다. 이밖에 이집트와 획득 절차가 진행중이며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등과는 추가 수주와 성능개량사업을 추진중이다.

정부는 방산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민·관·군이 ‘원팀’이 돼 유기적으로 움직인다는 구상이다. 신대원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