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앞둔 전남 지자체 2월에 꽃 피어 애 먹어

14일 오후 순천시 매곡동 홍매화 나무가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박대성 기자.
순천시 매곡동 탐매마을 홍매화 군락지 골목.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어제 완도의 낮 최고기온이 20.4도를 기록하며 4월 초순에 해당하는 높은 온도를 기록했습니다."(기상청 15일 발표)

지구 온난화로 인해 봄꽃 개화시기가 빨라짐에 따라 지자체 축제 담당자들이 봄꽃 개화시기에 맞춰 축제 일정을 짜느라 애를 먹고 있다.

순천시와 탐매마을축제추진위원회는 다음 달 2일 탐매희망센터 일원에서 전국에서 가장 빠른 봄꽃행사인 홍매화 축제를 열 예정이나 2월 초순부터 꽃망울이 터지고 있다.

동네지명(매곡동)에 '매(梅)'자가 들어갈 정도로 매실에 애착을 갖고 있는 매곡동 탐매마을 주민들은 애써 준비한 봄꽃 축제가 '꽃 없는' 축제가 될까 노심초사다.

홍매화 군락지인 순천시 매곡동 일대에는 1200주의 홍매화 나무가 가로수로 심겨져 있으며 탐매희망센터 일대가 중심지이다.

3월에 피던 홍매화가 2월 초순부터 꽃망울 터뜨리자 소식을 듣고 찾아온 상춘객들로 마을이 점차 붐비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이달 하순 만개할 전망이다.

14일 탐매마을을 친구들과 찾은 이연숙(58) 씨는 "한창 피고 있고 나무도 있지만 아직 피지 않은 나무도 있고 홍매화 가로수 구간이 짧아 아쉽다"면서도 "여고 동창들과 함께 찾았는데 분홍색깔이 예쁘고 향기도 진해서 사진도 잘 나온다"고 말했다.

순천탐매마을 이성수 축제추진위원장은 "작년에는 3월 4일날 홍매화 축제를 열었고 올해는 좀 앞당겨 3월 2일로 했는데도 벌써부터 꽃이 피고 있어 고민"이라며 "꽃샘 추위가 한 번 오면 개화 속도를 늦출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지만 날씨는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더라"고 했다.

매년 3월 초·중순에 개최했던 구례군 산동면 산수유꽃 축제도 이른 봄 날씨에 꽃이 만개하는 하이라이트를 맞추지 못할까 고민이다.

구례군청 관계자는 "올해 축제는 3월 9일 개막식일이 꽃이 중간 정도 개화할 것으로 보고 날짜를 잡았는데, 올해 날씨가 이상고온으로 따뜻해 개막식이 꽃이 절정일 거 같다"며 "그렇지만 산수유는 한 달 정도 피는 꽃이기때문에 그 때 오셔도 늦지 않으며 올해는 산수유 열매까기 체험대회가 볼만하다"고 추천했다.

광양시 매화축제 담당자도 "축제기간이 3월 8일부터 17일이지만 꽃을 빨리 보고 싶으시다면 축제 기간 이전에도 청매실농원 방문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여수 영취산(진례산) 진달래 축제도 매월 4월 초순에 개최하던 개최 시기를 조율하기 위해 기온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고, 순천 동천 벚꽃도 3월 중·하순이면 필 것으로 보고 대비하는 등 대다수 지자체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광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광주·전남 기온이 평년보다 5~10도 가량 높아 평년 4월에나 맞이하는 봄 날씨를 보이고 있다"며 "내일과 모레 아침에는 반짝 영하권 추위가 찾아오겠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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