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과 GC녹십자가 공동 개발 중인 파브리병 치료제(LA-GLA)가 동물실험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우수한 효능이 확인됐다.
‘LA-GLA’는 기존 1세대 치료제의 한계를 개선한 ‘차세대 지속형 효소대체요법 치료제’다. 월 1회 피하투여 용법으로 개발되고 있다. 파브리병 동물모델에서 LA-GLA 반복투약 시 기존 치료제 대비 신장기능 및 섬유화 개선 효능이 확인됐다.
또 반복투약 시 말초감각 기능 및 이를 관장하는 신경세포의 조직학적 병변도 유의적으로 개선됐다. 당지질 축적에 의한 혈관벽 두께 증가현상도 효과적으로 개선됐다고 연구진이 전했다. 한미는 이런 연구결과를 토대로, LA-GLA의 희귀의약품지정(ODD) 및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한미는 지난 4∼9일(현지시각)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 희귀질환학회의 ‘월드심포지엄 2024 ’에서 LA-GLA에 대한 이런 연구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파브리병은 성염색체로 유전되는 희귀질환으로, ‘LSD(리소좀 축적질환)’의 일종. 불필요한 물질을 제거하는 세포 내 소기관인 리소좀에서 당지질을 분해하는 효소 ‘알파-갈락토시다아제A’가 결핍되며 발생한다. 처리되지 못한 당지질이 체내에 축적되면서 세포독성 및 염증반응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다양한 장기가 서서히 손상돼 사망에 이르는 진행성 희귀난치질환이다.
한미는 LA-GLA의 ‘리소좀 내 안정성’과 ‘연장된 생체 내 반감기’를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했다. 이를 토대로 파브리병 치료를 위한 새로운 전범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파브리병 환자는 유전자 재조합기술로 개발한 효소를 정맥주사하는 방식인 효소대체요법(Enzyme Replacement Therapy)으로 치료한다. 이 1세대 치료제는 2주에 한번씩 병원에서 수시간 동안 정맥주사를 맞아야 한다. 정맥주입에 따른 치료부담, 진행성 신장기능 악화에 대한 유효성 부족 등의 한계가 있다.
손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