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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LA)와 롱비치 항구의 1월 화물 물동량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소매업과 제조업의 화물반입이 그만큼 늘어나 미국의 소비경제가 활발하다는 반증이다.
LA항만 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월 한달간 LA항은 85만5652개의 화물 컨테이너(Twenty-Foot Equivalent Units·TEUs)를 처리,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의 물량 증가를 기록했다.이는 코로나 팬데믹 동안에도 미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었던 2022년 1월의 86만5595개의 컨테이너 물량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많은 물동량이라고 LA타임즈가 전했다.
롱비치 항구는 1월에 전년 동월 대비 17.5% 증가한 67만 4015개의 컨테이너를 처리, 5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미국 컨테이너 수입물량의 약 40%를 처리하는 이 두 항구의 물동량 증가는 항만 노조의 파업으로 미국 동부지역과 걸프만쪽 항구로 화물선이 이동했던 2023년 상반기의 부진을 딛고 일어서는 반등세라는 점에서 남가주 지역 물류업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LA항과 롱비치 항은 수천 명을 고용하는 거대한 화물 운송 및 창고 네트워크가 있는 남가주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LA항만 관리위원회의 진 세로카 전무이사(Executive Director)는 13일 열린 월간회의에서 “1월의 물량증가는 음력설(2월10일)을 앞두고 아시아지역에서 수입물량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소매업과 제조업체에서 더 많은 소비자 지출에 대비해 매장 진열용 상품과 공장용 부품을 계속 반입하고 있는 게 그 두번째 이유”라고 브리핑했다.
롱비치항의 최고 경영자(CEO) 마리오 코르데로는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모든 것이 좋다”라며 “올해는 작년보다 더 나은 물류 시즌을 맞이할 것이다. 미국 소비자는 금리 하락과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구매를 이어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개의 화물 항로인 파나마 운하와 수에즈 운하가 겪고 있는 최근의 상황 탓에 LA지역 항만으로 더 많은 화물선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
파나마 운하는 전례 없는 가뭄으로 인해 수위가 낮아진 상태다. 아시아에서 미국 동부지역으로 운송된 물량을 트럭이나 기차를 이용해 캘리포니아로 옮기는 육상 물류의 대체경로가 파나마 운하다. 하지만 화주들이 가뭄으로 인한 파나마운하 상황의 불확실성 때문에 미국 서부지역 항구로 경로를 바꾸고 있는 것도 LA항구의 물량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LA항만관리위측은 분석했다.
홍해에서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을 받고 있는 탓에 아시아에서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이용해 유럽과 미국 동부 해안으로 향하던 화물선들이 더 많은 비용을 들여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는 상황도 남가주 항만 물류증가에 유리하다. 미 서부에서 육로로 미 동부지역으로 운송할 경우 비용감축과 이동기간 단축 효과가 얼마나 되는 지에 따라 보다 많은 화물선이 남아프리카쪽으로 가는 대신 LA지역 항구로 경로를 바꿀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