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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윤호 기자]박성재 법무부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정회 2시간을 포함하고도 6시간여 만에 마무리됐다. 총선을 두 달 앞둔 정치 상황이 만든 결과다. 큰 결격사유가 없다는 분위기에 추가 청문 일정 예고도 없이 종료된 만큼 인사청문경과보고서도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청문회는 오전 10시 15분에 시작해 오후 4시 40분께 끝나 현 정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중 가장 빠른 시간에 마무리됐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8시간 만에 끝나자 “현역 국회의원이라 칼날이 무뎠다”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청문회에서는 ▷고소득에 따른 전관예우 논란 ▷후보자 부인의 증여세 탈루 의혹 ▷현직 검사들 정치 행보에 대한 입장 ▷후보자와 윤석열 대통령·이원석 검찰총장 사이의 관계 설정 등이 화두에 올랐다.
▶“고소득에 부당선임·불법행위 없었다”= 박 후보자는 2017년 검찰에서 퇴직해 변호사로 개업한 뒤 이듬해부터 5년간 46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관예우’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직원 급료와 세금 등을 제외한 실제 수익은 절반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다소 높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사무장도 없이 나름대로 변호사로서의 규정을 지켜가면서 한다고 열심히 했다. 부당한 선임이나 불법적인 행위는 한 기억이 없다”고 강조했다.
부부 공동 명의의 아파트 구입 과정에서 증여세 탈루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선 “재산은 집사람과 공유한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꼼꼼히 살피지 못한 불찰”이라고 해명했다. 박 후보자는 2018년 서울 서초구 아파트를 24억5000만원에 공동명의로 구입하면서 수입이 없는 아내 몫의 매입대금을 대신 부담하고도 증여세 약 1억3000만원을 내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는 “결혼하고 전세를 5, 6회 옮긴 후 1998년에 10년 만에 처음으로 집을 마련했다. 전세를 옮기는 과정에서나 집을 최초로 구입할 때 본가보다는 처가쪽 도움을 더 많이 받았다. 탈세를 한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세법상 기준은 달리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좀 더 꼼꼼히 살펴봤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은 불찰이다. 논란이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빨리하겠다”고 했다.
박 후보자는 현직 검사들의 잇따른 총선 출마에 대해 “솔직히 인상이 찌그러진다(찌푸려진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막을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미흡해 보는 사람 입장에서 답답하다. 명백한 입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데다 이원석 검찰총장보다 사법연수원 기수가 한참 높은 박 후보자가 정치적 중립을 어기고 검찰 수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취지로 “내부적으로 은밀하게 커뮤니케이션이 될 걱정이 솔직히 든다”는 우려가 나오자 박 후보자는 “죄송하지만 그렇게 살지 않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與 ‘이재명 때리기’, 野 ‘김건희 때리기’= 이날 공방은 박 후보자에 대한 검증자체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건희 여사 ‘때리기’에 집중됐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대장동 사건, 성남FC 사건은 모두 지난 정권 때 시작됐고 민주당 내부에서 불거졌다”며 “검찰이 표적 수사를 한 게 아니다. 3년간 수사를 한 것은 기본적으로 사건이 워낙 많아서다”라고 주장했다.
같은당 조수진 의원은 “이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가 남편의 경기지사 시절 법인카드로 소고기와 초밥, 샌드위치를 사 먹어 공분을 샀다고,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며 “이 사건 수사가 굉장히 장기화하고 있다. 일관성 있게 하려면 김씨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소병철 의원은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해 3년간 최정예 수사력을 집중해 총력전을 펼쳤다”며 “대통령 가족 수사를 방기하면서 대선에서 경쟁한 특정인을 표적 삼아 3년간 수사를 진행한 건 국민들이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송기헌 의원은 “언론에 따르면 2021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김 여사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날짜까지 특정했는데 김 여사가 불출석했다. 불공정해 보이는 것”이라며 “김 여사의 코바나컨텐츠가 연 전시회 12번 중 10번을 도이치모터스가 후원했다. 누가 봐도 도이치모터스와 관계가 깊어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용진 의원은 “명품백 사건이 지금 공정하게 처리되는 것으로 보이냐.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디올백이 ‘몰카 공작’ 증거인데,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고 증거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