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기시다 방북’ 발언에 일본 “유의하고 있다…납치 문제는 동의 못해”

국방부는 3일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으로 자위적·당위적 불가항력의 군사력을 키우게 됐다고 주장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담화에 대해 “억지 주장이며 궤변”이라고 일축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일본 정부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기시다 방북’ 발언에 “유의하고 있다”면서도 “납치 문제 해결을 전제로 한 회담은 어렵다고 16일 밝혔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 김 부부장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방북 가능성을 언급한 담화에 대해 언급했다.

하야시 장관은 해당 발언에 “유의하고 있다. 협상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발언을) 삼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납치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보자는 주장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북일 평양선언에 따라 납치, 핵, 미사일 등 여러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연합]

전날 김 부부장이 ‘방북 조건으로 납치 문제 해결’을 제시한 것에 대한 거절로 풀이된다. 김 부부장은 전날 담화에서 “일본이 우리의 정당방위권에 대해 부당하게 걸고 드는 악습을 털어버리고 이미 해결된 납치 문제를 양국관계 전망의 장애물로만 놓지 않는다면 두 나라가 가까워지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기시다) 수상이 평양을 방문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이어 일본이 “서로를 인정한 기초 우(위)에서 정중한 처신과 신의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가 아니라 앞을 내다볼 줄 아는 현명성과 전략적 안목, 정치적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의지와 실행력을 가진 정치가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고 역사를 바꿀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 부부장은 다만 이런 입장이 “개인적 견해”라며 자신이 “공식적으로 조일(북일)관계를 평가할 위치”에 있지는 않다며 선을 긋는 자세를 취했다.

김 부부장의 발언은 기시다의 방북 추진 보도 후 나왔다. 최근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기 위해 기시다 총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북일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해당 사안을 잘 아는 미국과 일본 당국자들을 인용해 “기시다 총리가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내 지지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1일 노토반도 강진 이후 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애도 전문을 보내온 뒤 북일 정상회담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화했다. 일부 일본 당국자들은 이를 긍정적 신호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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