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6일 대전 유성구 ICC호텔에서 ‘대한민국을 혁신하는 과학 수도 대전’을 주제로 열린 열두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출산지원을 펼친 기업에 세제혜택 마련을 지시하는 등 ‘합계출산율 1.0’를 향해 정책 추진 속도를 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장관급) 자리에도 주형환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위촉했다. 일명 ‘컴퓨터 달린 불도저’로 알려진 주 부위원장을 통해 국내 사정에 맞는 저출생 타개 정책을 펼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형환 신임 부위원장은 위촉 후 헤럴드경제에 “청년들이 가장 불안하게 느끼는 일자리, 취업, 주거, 양육 뿐 아니라 수도권 과밀이나 불필요한 경쟁 구조 등에 대한 구조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궁극적으로 애를 낳고 기르기 좋은 사회로의 대대적 변화를 도모하는데 초석을 깔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
주 부위원장의 이런 포부는 저출산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와도 맞닿아있다. 윤 대통령은 인구구조 변화가 국가의 존망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저출산을 위해 전 부처가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저고위 부위원장에 주형환 부위원장을 앉힌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이 당연직 위원장을 맡는 저고위 부위원장에 실행력이 강한 인물을 기용해 정책적 힘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그동안에는 학자나 정치인이 맡아왔으나, 관료 출신을 선임한 것도 이런 배경이다.
이밖에도 윤 대통령은 주요 자리마다 저출산 타개에 대한 해법 모색 의지를 밝히고 있다. 지난 7일 진행된 KBS 신년대담에서는 저출산을 ‘최우선 국정과제’라고 밝히며 “합계출산율 1.0명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진행된 ‘부산이 활짝 여는 지방시대’를 주제로 11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도 “수도권 집중과 과도한 경쟁이 심각한 저출산 원인이 되고 있다”며 지역균형발전을 통한 지방시대 구현으로 저출산 현상을 타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부영그룹이 2021년 이후 출산한 임직원의 자녀 70여명에게 1억원씩 총 70억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한 것을 두고 세부담이 논란이 되자 윤 대통령은 “기업의 자발적인 출산 지원 활성화를 위해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즉각 강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출산지원금 관련 세제지원은 3월 초 발표할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