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여학생들이 지난 8일(현지시간)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대통령이 이끄는 혁명군이 1959년 1월 8일 아바나에 입성한 날을 기념하며 국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대통령실은 18일 한국과 쿠바의 수교를 통해 농수산물, 신재생 에너지, 의료.바이오 분야 등 전 분야에 걸친 경제 협력 확대를 기대했다.
대통령실은 “카리브해 지역 중심 국가이지만 그동안 외교관계 부재로 우리에게는 미개척 시장으로 남아있는 쿠바와 경제 협력 기반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쿠바는 해삼 등 다채로운 수산물 자원을 보유하고 시가, 럼주 등 기호 식품 생산국이기에 관련 농수산물의 대(對)한국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미국의 금수조치로 기본 생필품이 부족한 쿠바에 향후 생활용품, 전자제품, 기계설비 등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진출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쿠바는 이차 전지 생산에 필수적인 니켈 생산량이 세계 5위, 코발트 매장량은 세계 4위로 광물 공급망 분야 협력 잠재력이 크다. 정부는 “미국 제재 해제 시 신흥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쿠바는 만성적인 전력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발전 설비 확대와 신재생 에너지 확대를 모색하고 있어 향후 우리 기업들의 진출 기회의 시장으로 꼽힌다.
통신, 식량 등 분야도 개발 수요가 큰 만큼, 낙후된 인프라 분야를 중심으로 한 공적개발원조(ODA) 제공 등 본격적인 개발협력 원조와 이와 연계된 우리 기업 진출 확대도 기대된다.
특히 쿠바 정부가 집중적으로 육성한 의료·바이오 분야는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쿠바의 의학·바이오 분야 전문 인력 활용과 임상의료 분야에서의 공동 R&D 등 다층적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양국 간 수교 합의가 가능했던 기반으로 꼽히는 한류의 확산도 기대된다. 정부는 한국어 보급 활동 등 다채로운 공공외교 문화 활동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야구, 배구 등 구기 스포츠 분야 강국인 쿠바와 양국 간 스포츠 교류도 확대한다.
상주 공관 개설로 24시간 영사조력을 즉각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는 상주 공관이 없어 주멕시코 대사관이 쿠바를 관할하고, 영사협력원이나 코트라 무역관이 간접적으로 영사 조력을 제공해왔다.
정부는 이번 수교를 통해 보훈외교로 적극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쿠바에는 1921년 일제강점기 멕시코에서 이주한 한인 후손 11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쿠바 한인들은 1937년~1944년간 1289달러의 성금을 모아 국민회 중앙 총회에, 264달러를 상해임시정부에 송금하는 등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을 지원했다.
대통령실은 미국의 대(對)쿠바 제재로 직접 교역은 상당히 제안될 것이라면서도 “이번 수교 및 향후 상주 공관 개설을 계기로 차근차근 경제 협력 확대 기반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기준 양국 간 교역 규모는 수출 1400만불, 수입 700만불을 기록했지만 대부분 제3국을 통한 무역이 이뤄지고 있다. 쿠바로 직수출은 어렵고 수출 시 무역보험 제공도 어려워 교역 과정에서 세심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상태다.
대통령실은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와 교역, 경제협력 등에 있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수교 및 공관 개설로 정부 차원의 접촉이 상설화되면서 관련 협력 기반 발굴도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