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준석 공동대표. [연합]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제3지대 통합에 균열을 낸 핵심 요인이 ‘홍보 총괄’ 자리를 두고 이낙연·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간 신경전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양 공동대표가 개혁신당으로 합치면서 주요당직 인선을 두고 벌여온 주도권 싸움이 총선 정책홍보를 총괄할 홍보위원장 선임 문제를 놓고 극에 달한 것이다. 결국 개혁신당으로 모였던 제3지대는 통합 선언 11일 만에 파국을 맞고 있다.
이낙연 대표 측은 홍보위원회를 별도로 만들어 운영할 것으로 요구했지만 이준석 대표는 이를 거절하고 홍보 총괄은 자신이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이낙연 대표 측은 ‘홍보소통위원회’를 신설하고 위원장 자리를 박원석 새로운미래 책임위원에게 맡기자고 건의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 측은 의사 결정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위원회 설치 자체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보위원장은 선거 국면에서 슬로건과 유세 방식 등의 홍보를 총괄하고 정당의 막대한 선거비용을 관리하는 핵심 중의 핵심으로 꼽히는 당직이다. 이낙연 대표 측의 요구를 거절한 이준석 대표는 당의 홍보업무를 총괄하는 권한을 거머줬다.
실제 개혁신당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홍보 및 선거전략, 정책 캠페인 등 홍보 전반을 이준석 대표가 양측 공동정책위의장과 상의해 결정하는 안을 의결했다. 별도의 위원회 없이 이 대표가 홍보를 총괄하게 된 것이다.
이낙연 대표 측 새로운미래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이준석 대표가 홍보도 정책도 본인이 다 하겠다면서 ‘홍보소통위원장 자리는 만들 수 없다’고 한사코 거절했다”며 “이 대표는 홍보는 그냥 집행을 하는 기구로만 두자면서 관련 위원회 자체를 만들지 않겠다고 고집했다”고 했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홍보위원회를 두지 않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 아니다”라며 “홍보는 선거를 치르면서 비용을 가장 많이 쓰는 분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도 홍보본부장을 안 시켜준다고 가출하지 않았느냐”며 “불투명한 선거비용 사용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비판했다.
그간 개혁신당 주요 당직 인선을 둔 계파갈등은 반복됐다. 개혁신당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소통위원장’으로 홍서윤 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을 임명하는 안을 의결했는데, 이를 두고도 이낙연 대표 측에서는 논의가 더 필요한 사안이라고 반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의결을 할 수 없다는 김종민 의원과,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조응천 의원이 고성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했던 개혁신당 관계자는 “이미 합의된 사안을 가지고 김 의원이 사사건건 발목을 잡았다”고 했다.
앞서 수석대변인을 임명하는 과정에서도 계파 간 마찰이 일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낙연 대표 측은 이 자리에도 박원석 책임위원을 추천했지만 이준석 대표가 측근 허은아 전 의원의 임명을 강행했다고 주장한다. 새로운미래 관계자는 “이 대표가 통합에 대한 지지자들의 반발이 심하고, 허 전 의원의 이탈도 우려된다면서 (허 전 의원) 임명을 밀어붙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