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후신’ 진보당, 야권연합 합류…‘선거법 위반’ 윤종오 단일후보로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통합진보당의 후신인 진보당이 21일 범야권 선거연합 협상을 통해 울산 북구 지역구 후보와 야권 비례 위성정당 후보 3명을 확보했다. 울산 북구 현역 의원인 이상헌 의원은 "야합 행위"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진보당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새진보연합 등과의 협상에서 이같은 내용을 합의했다. 진보당은 민주당, 새진보연합과 경선을 통해 지역구 후보를 단일화한다는 '대원칙'에 동의하면서 '마지노선'으로 울산 북구를 강력히 요구했고, 민주당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진보당은 또한 이번 합의를 통해 야권 비례 위성정당인 '민주개혁진보연합'의 비례대표 명부에 후보 3명을 배치한다.

당초 민주당에 지역구 10곳 내외를 요구했던 진보당은 수도권·호남·영남권역 1곳씩을 자당 몫으로 할당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민주당의 난색표시에 막판 협상에서 울산 북구 1곳만을 요구했다.

진보당은 현재 원내 1석의 소수 정당으로, 지난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가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며 정당해산심판을 내려 해산된 통진당 인사들이 주축이 돼 만든 정당으로 알려져 있다. 유일한 현역 의원인 강성희 의원은 민주당 이상직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함에 따라 지난해 4월 치러진 전북 전주을 재선거를 통해 원내에 입성한 인물이다. 당시 민주당은 책임 정치 차원에서 후보를 내지 않은 바 있다.

민주당 입장에선 진보당에 울산 북구를 내어주는 대신 대부분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하는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수도권에 진보당 후보가 80여 명이 나와 있는데, 우리가 2∼3% 차로 여당과 접전하는 곳에선 2000~3000표 차이로도 당락이 좌우된다"며 "전체 판세에서 진보당이 우리 표를 잠식해서 질 가능성을 없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울산 북구는 이상헌 민주당 의원이 재선에 이어 3선 도전장을 낸 지역이다. 이번 합의로 민주당은 울산 북구에 후보를 내지 않고 진보당의 윤종오 후보로 단일화하게 되면서 이 의원은 당내 첫 현역의원 '컷오프' 사례로 기록됐다.

윤 후보는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사무실을 운영하고 사전선거운동을 한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확정받고 의원직을 잃은 바 있다. 울산 북구 신청동에 마을주민 공동체 사무소를 만들어 유사 선거사무소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의원은 반발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사전에 최종 결정에 대해 이 의원에게 따로 알리지는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의원은 선거 연합 협상을 추진하는 박홍근 의원으로부터 19∼20일 무렵 협상 분위기는 전해 들은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현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으로, 노동계 출신이 아닌데도 민주당계 의원 중 최초로 재선에 성공한 인물이다. 당 관계자는 "이 의원이 사전에 지도부로부터 단일화 결정을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이 의원이 탈당할 가능성도 거론된다"라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소수 정당을 위한 연동형 비례제 논의 과정에서 지역구 요구와 같은 취지에 어긋난 야합이 이뤄진 것은 근본적으로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작년 12월 기초의원 비례대표 공천 관련 대가성 금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등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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