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송혜교입니다”에 당했다…수억 뜯은 ‘가짜 영상’ 정체

[SBS 뉴스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유명 연예인 등의 인지도에 기대기 위해 이들 모습을 딥페이크(인공지능이 실제와 구별하기 어려운 가짜 오디오·사진·동영상을 생성하는 기술) 영상을 내걸고 사기를 치는 사례가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 초 국내에선 유명 배우 조인성, 송혜교의 얼굴과 음성을 조작한 가짜 영상을 활용해 투자를 권유하는 사기 범죄로 피해가 발생했다.

영상 속 딥페이크로 만들어진 '가짜' 조인성, 송혜교는 각각 자신의 이름을 직접 말하며 행사 개최에 감사하다는 취지로 발언을 한다.

이 조직은 주식 투자계 유명인인 이른바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의 비서라며 투자자들에게 접근했고, 유명 연예인이 함께 한다는 영상을 보여주며 투자를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피해자 중 한 명인 남성 A 씨는 1억6000만원의 투자금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딥페이크를 이용한 사기는 해외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세계적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또한 가짜 광고의 희생양이었다. 해당 영상은 평소 르쿠르제 브랜드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스위프트가 자신의 팬덤인 '스위프티(Stifties)'들에게 무료로 르쿠르제 냄비를 선물하는 이벤트 내용이 담겼다.

무료 제품 배송지를 등록하라고 연결된 링크에 금융 정보를 입력하면 매달 일정 금액이 자동 결제되도록 현혹한 것이었다.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에라스 투어' 공연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스위프트는 이날 일본을 시작으로 호주, 싱가포르 등지에서 아시아 순회공연을 진행한다. [연합]

그런가하면, 스위프트는 자신의 모습을 악의적으로 합성한 '음란 딥페이크'로 피해를 봤다. 이러한 딥페이크는 최근까지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퍼졌다. X는 이미지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X에서 '테일러 스위프트' 또는 '테일러 스위프트 AI'로 검색하지 못하게 막고 이미지를 삭제했다. 이름 검색 제한 조치는 이틀 뒤 풀렸다.

크리스티나 로페즈 그래피카 수석연구원은 "스위프트가 유일한 피해자가 아니다"며 포챈(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다수의 여배우, 가수, 정치인을 대상으로 하는 딥페이크 이미지가 있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 연구소장은 지난 1일 YTN 뉴스라운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슈도 이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 투자자를 모집한다는 거짓 홍보 영상도 있었다"며 "이 외에 톰 행크스 같은 경우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가짜 톰 행크스에 속지 말라'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고 했다.

김 소장은 "문제는 본인이 알고 본인이 신고하지 않으면 기본적으로 이게 자동으로 모니터링되지 않고, 결국 더 피해를 당하는 등 이런 것들이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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