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서예와 그림을 하기 위한 재료는 물론, 귀족여성의 당의, 불상, 병정들의 옷, 요강까지 만들 정도로 탁월한 기능성을 보여주면서 파리 등 유럽을 놀라게 우리의 전통 한지가 이번엔, 우리 한민족과 오래도록 문화를 공유하거나 같은 나라 국민이기도 했던 마자르(말갈)-흉노(훈)의 나라, 헝가리(공식 국명은 마자르 오르삭)로 진출했다.
이승철의 한지작품. 한지부조 천불상 |
한지로 만든 당의 |
한지로 만든 요강 |
주헝가리 한국문화원은 오는 26일부터 6월 28일까지 헝가리 한국문화원 기획전시실에서 ‘나는 한국화가다: 이승철의 한지, 자연색 설치전’을 연다.
지난해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을 시작으로, 주오스트리아 한국문화원에 이어 이번 헝가리 전시는 유럽에서는 세 번째가 된다.
한지는 2026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상황이다. 유럽의 경탄은 등재의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겠다.
이번 전시는 전통한지의 다양한 기능을 소개하는 내용 보다는 한지를 통해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예술작품을 주로 선보인다.
간송미술관 연구원이자 동덕여자 대학교 회화과 이승철 교수의 이번 전시는 국내의 다양한 분야의 장인들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전통공예 칼럼니스트이자 동덕여대 공연예술대학 겸임교수인 서주희 기획자와 동덕여자대학교와의 협업으로 진행되었다.
헝가리 한지展의 ‘미러방’ 조성작업중 이승철 작가가 ‘색의숲’ 작품 사이에 서 있다. |
이승철 교수는 2016년 한국과 프랑스 수교 130주년 기념, 프랑스 파리 국제 예술 공동체 기획 (Cite)에서 열린 〈TISSU-BOJAGI〉 전시와 함께 2017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내일을 위한 과거의 종이〉, 2018년 이탈리아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중앙연구소 (ICPAL)에서의‘색의 신비- 동양과 서양의 비교’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한국의 한지와 자연 염색 기법을 유럽 지역에 소개해 한국 화가로서는 이미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우리의 한지는 2020년에 이탈리아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중앙연구소(ICPAL)로부터 문화재 복원 용지로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은 물론 2021년 4월에는 국내에서‘전통한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추진단’이 출범하면서 한지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 다각적으로 힘써 왔다.
장성우 지장이 전통 한지를 만드는 모습. |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최근‘한지, 전통지식과 기술’(가칭)이 2024년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 신청 대상으로 최종 선정되어 올 3월에 문화재청을 통해 등재 신청을 하게 되면서 2026년 최종 등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월 26일 문화원에서의 VIP 개막식을 시작으로 27일부터 29일까지는 이승철 작가는 전통 한지 장인인 장성우 지장(경기도무형문화재 16호)과 함께 각각 강연자와 시연자로 나서 한지와 자연 염색에 대한 워크숍을 진행한다.
한지 워크숍에는 헝가리국립박물관(Hungarian National Museum), 헝가리국립국가기록원(National Archives of Hungary) 등 현지의 문화재 및 미술품 복원 전문가(컨서베이터, conservator)를 포함해 현지의 유수 제지 업체 종사자들 20여명이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