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블랙홀 ‘여야 공천’…존재감 살리기 제3지대[이런정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거대 양당의 공천 과정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온다. 각자도생을 선택한 제3지대 양대 축인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공천관리위원장 선임 등 각각 주요 당직 인선을 진행하며 독자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4·10 총선을 40여일 앞둔 시점, 공천 파열음에 조용할 날이 없는 거대 양당으로 세간의 시선이 쏠리는 사이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에 대한 주목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분위기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총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제3지대 신당들은 존재감 끌어올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명부터 대중에 각인되지 않은 핸디캡을 안고 있다. 투표용지의 기호 순번에 목을 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삼고초려해 킹메이터로 불리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공관위원장으로 영입하고, 민주당 공천에 반발하는 의원들을 향해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는 배경에도 ‘존재감 끌어올리기’가 엿보인다.

개혁신당은 김 위원장을 통해 정치·경제 개혁이라는 ‘아젠다 선점’을 꾀하는 동시에 자당 후보들의 출마가 확실한 지역구에 초점을 맞춘 ‘이슈 몰이’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 전날 이준석 대표는 용인갑(처인)과 화성을(동탄)에 출마하는 양향자 원내대표·이원욱 의원 등과 함께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경기남부 첨단벨트 총선전략을 발표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선거 때마다 정책 선거가 안되고 서로 뒷조사해서 폭로하는 정치가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며 “검사 출신 중년도 운동권 출신 중년도, 더이상 답을 찾기위해 공부하고 성장하기를 포기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권력에 미쳐있는 고인물들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인재영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민 공동대표, 조종묵 전 소방청장, 김성용 방재문화진흥원장. [연합]

새로운미래는 이낙연 대표의 친정인 민주당을 탈당한 현역 의원을 영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제구실을 못하는 제1야당의 대안세력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현역 의원을 확보해 투표용지 기호 배정에 유리한 순번을 얻겠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새로운미래는 ‘현역 의원 하위 10%’ 평가를 받은 데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후 새로운미래에 합류한 박영순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했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책임위원회에 참석해 “정치인이 늘 선택을 해야하는데 정치과정에서 부닥치게되는 문제 가운데 가장 어려운 문제의 하나를 박영순 동지께서 결단을 해주셨다”며 “우리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 정의를 선택했다는 것을 결과로 입증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공천은 공천이 아니라 이재명 호위무사 선발전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낙연 대표는 서울 중성동갑 공천에서 배제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향해서도 사실상 러브콜을 보냈다.

이낙연 대표는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공천에서 배척됐다. 임실장께 마음의 위로를 보낸다”며 “오늘 일(임 전 실장 컷오프)은 4월 총선 이전부터 이후까지 이어질 민주세력 재편의 역사에서 중요한 한 페이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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