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졌다.
소득 하위 20% 가구는 한껏 허리띠를 졸랐지만, 상위 20% 가구는 소비 지출이 더 늘어났다. 각종 연금과 사회수혜금, 연말정산 환급금 등이 포함된 공적 이전 증가로 분배지표는 소폭 개선됐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이마트 용산점을 찾아 "장바구니 물가 부담도 덜고 유통업계도 공급에 여력을 가질 수 있도록 모양은 조금 못하지만, 맛과 영양이 정상과 못지않은 비정형과와 소형과를 지속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못난이 사과' [헤럴드경제 DB] |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소득하위 20%(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7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5% 증가했다. 근로소득(1.6%)과 이전소득(9.0%)은 증가했지만, 사업소득(-7.4%)과 재산소득(-5.2%)은 감소했다. 처분 가능 소득도 99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 늘었다.
소득과 소비 여력이 늘었지만, 실제 소비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1분위 가구의 가계지출은 147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5% 감소했다. 1분위의 비소비지출(이자비용, 사회보험료, 조세 등)은 7.4% 늘었고, 소비지출이 -1.6% 감소했다. 소비지출을 품목별로 보면 교육 지출이 52.4% 감소해 가장 많이 줄었고, 가정용품·가사서비스(-14.6%)와 주류·담배(-11.4%) 등도 감소 폭이 컸다.
전체 소득분위 중 4분기 가계지출이 감소한 분위는 1분위가 유일했다. 소비지출이 감소한 것도 1분위뿐이었다. 평균 소비성향 또한 129.4%로 전년 동기보다 7.3%포인트(p) 줄었다. 1분위 가구는 월평균 29만1000원의 적자 살림을 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적자액은 29.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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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 가구인 5분위 가구의 4분기 월 평균 소득은 1080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3.6%) 늘었다. 특히 공적 이전이 전년 동기보다 55.3% 증가했다. 지난해 새로 도입된 부모 급여 등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가계지출은 721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0% 늘어 모든 분위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오락·문화 지출이 23.1% 증가했고 주거·수도 광열(20.8%), 가정용품·가사서비스(17.4%)의 지출 증가 폭도 컸다. 5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849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 늘었다. 평균소비성향은 57.8%로 2.9%p 상승했다.
[통계청 제공] |
1분위 처분 가능 소득이 5분위 처분 가능 소득보다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분배 지표는 소폭 개선됐다. 4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30배로 1년 전(5.55배)보다 축소됐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을 가구원 수로 나눈 후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의 몇 배인지를 보는 지표다.
통상적으로 배율이 작아진다는 것은 빈부 격차가 줄어든다는 것으로 분배의 개선을 의미한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공적 이전이 모든 분위에서 고루 증가하면서 전체적인 분배 지표가 개선됐다"며 "(분배 개선을 위한) 정부 정책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