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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지난달 기업공개(IPO) 시장에선 상장종목 6개 모두 희망 공모밴드 상단을 초과하며 과열 양상을 보였다. 다만, 이들의 첫날 수익률은 1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3월은 신약 연구기업 디앤디파마텍, 웨어러블(착용협) 로봇기업 엔젤로보틱스 등이 출사표를 던진다.
2일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이달 상장이 예상된 종목은 케이엔알시스템, 오상헬스케어, 디앤디파마텍, 삼현, 아이엠비디엑스, 엔젤로보틱스, 코칩, 민테크, 이노그리드 등 9개다. 모두 시가총액 3000억 원 미만 중소형기업들이다. 이중 공모가가 확정된 케이엔알시스템을 포함해 올해 먼저 상장한 기업들의 공모가는 모두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했다.
로봇유압시스템 전문기업 케이엔알시스템은 7일 코스닥 상장을 앞뒀다. 국내 유일하게 유압로봇을 구성하는 핵심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을 내재화시킨 유압 로봇시스템을 생산한다. 체외진단 전문기업인 오상헬스케어는 13일 코스닥에 입성한다. 생화학 진단, 분자 진단, 면역 진단 등 다각화한 체외진단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했다.
디앤디파마텍은 6~7일 일반투자자 청약을 거쳐 이달 내 코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지난 2020년과 2021년 상장을 추진했지만 당시 한국거래소 예비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당시 핵심 파이프라인인 파킨슨병 치료제의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점이 발목을 잡았다. 경구형 비만 치료제를 중심으로 주사형 NASH 치료제,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등 GLP-1 기반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모션컨트롤 시스템 전문기업 삼현은 이달 7일까지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수요예측을 진행, 이달 말 상장할 계획이다. 모터와 제어기, 감속기 개발을 통해 모션 컨트롤 시스템을 공급하며 산업의 전동화, 무인화와 관련된 스마트 액추에이터가 주력 상품이다. 염기서열 분석기업 아이엠비디엑스는 오는 4일~8일 동안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암 정밀의료 및 조기진단 플랫폼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이밖에도 올해 일상용 웨어러블 제품 상용화를 앞둔 엔젤로보틱스는 26일께 상장할 예정이다. 진행 중인 유럽인증을 마치는 대로 내년부터 본격 해외진출을 노린다. 클라우드 컴퓨팅 및 디지털전환 전문기업 이노그리드는 12년 만에 코스닥 시장 입성을 노린다. 다만 상장 예정 주식(454만4794주) 가운데 상장 첫날 유통 가능한 주식 비중이 52.6%로 올해 IPO 진행 기업 중 가장 높다. 오버행 이슈에 따른 주가 변동성 확대로 투심이 위축될 수 있다.
최근 IPO 시장은 과열 평가가 나온다. 스팩을 제외하고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11개의 종목 전부 공모가 희망 밴드를 초과했다. 이닉스(27.27%), 에이피알(25%), 케이엔알시스템(22.72%), 에이치비인베스트먼트(21.42%), 포스뱅크(20%) 등의 순으로 상단을 넘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시장이 활황일 때는 상대적으로 ‘비싸다, 싸다’를 따지지 않는다”며 “주가가 많이 간다는 컨센서스가 형성이 돼서 기관들이 수요예측할 때부터 공모가를 낮게 써내면 못 받으니까 높게 쓸 수밖에 없다보니 상단에 형성 된다”고 했다.
1월 상장한 8개 기업들 중 스팩, 코넥스, 이전상장 기업을 제외한 4개 기업(우진엔텍, 현대힘스, HB인베스트먼트, 포스뱅크)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평균 수익률은 239.5%로 역대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IPO 시장이 호황기였던 2021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다만 지난달엔 ‘공모가 대비 4배’(따따블)을 달성한 기업은 없었다. 지난 1월에는 우진엔텍과 현대힘스 등 2종목이 상장 첫날 주가가 4배 뛰었다. 2월 신규 상장사들의 당일 평균 수익률은 99.4%로 1월(181.7%) 대비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단초과로 공모가가 결정되는 비중이 다소 줄어들 수는 있겠으나 뜨거운 IPO 시장의 분위기는 상반기 상장할 조단위 시가총액 IPO 이전까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