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 추천한 ‘그 책’…부산 돌려차기 피해자의 ‘싸울게요, 안죽었으니까’

[얼룩소 제공]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나는 피해자로 살지 않기로 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자신의 범죄 피해 사실과 지난 2년여 간의 회복 과정을 담은 책을 냈다. 책 제목은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다. 피해자는 자신의 필명을 김진주라고 지었다.

김씨는 2022년 5월 22일 이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일련의 과정을 책에 담았다.

김진주 씨는 "범죄 피해자로서 겪은 후유증과 수사 과정에서 느낀 소외감, 언론에 공론화하던 순간들을 떠올렸다"고 회상했다.

이 모든 것을 글로 작성하는 데는 한달가량의 시간이 걸렸다.

김씨는 "과거의 기억이 머릿속에 또렷하게 남아 있어 책을 쓰는 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며 "내가 느꼈던 감정과 시간을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책의 마지막에는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에게 쓴 '회복 편지'도 넣었다.

김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해자는 나를 보복하겠다고 대놓고 이야기하고 다녔다"며 "그런데도 나는 더 이상 당신이 무섭지 않고, 당신과 달리 비겁하지 않고 당당하게 세상을 살아가겠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른 범죄 피해자를 만나 조언하고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는 김씨는 앞으로도 이들을 위한 활동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김씨는 "누구나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피해자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해 범죄별 피해 대응책과 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피해자가 언론을 찾지 않고, 사법 체계에서 소외당하지 않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책에 추천사를 남기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추천사에서 "우리 시스템이 얼마나 피해자 보호에 부족한 점이 많은지 구체적인 개선 의견을 내주신 분"이라며 “범죄와 싸워야 하는 것은 피해자가 아니라 국가, 사회여야 한다. 나라의 많은 범죄 피해자들과 그들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이 사건 가해자는 2022년 5월 22일 오전 5시께 부산 부산진구에서 귀가하던 피해자를 10여분간 쫓아간 뒤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폭행해 살해하려 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로 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20년을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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