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개미, 올해 펀드에 3200억원 베팅

경기 침체에 맥을 못 추던 중국 증시가 깜짝 반등하자 ‘중학개미(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속속 돌아오고 있다. 새해 들어 중국 펀드 유입액만 3200억원에 달하고 중화권 주식 직접투자 규모도 순매수세로 돌아서는 추세다. 4일 개막한 ‘양회’(兩會)를 기점으로 중화권 증시가 반등한다는 기대감도 나오지만 강력한 경기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많다. 전문가는 “2분기 이후 중국 부동산발 부채 위험이 점차 커질 수 있을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4일까지 국내 중국펀드 186종로 유입된 자금은 3194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일본지역 펀드 유입금액(840억원)의 약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중국펀드 설정액은 작년 말 6조6000억원대에서 7조원(6조9353억원)을 밑도는 수준까지 늘었다. 2019년 7월 이후로 무너졌던 7조원대를 다시 넘보는 수준까지 회복한 것이다. 이 밖에도 연초 이후 중화권, 인도 펀드에 각각 296억원, 2389억원이 추가 설정됐다.

수익률이 개선되면서 중국과 홍콩 증시를 외면하던 분위기도 조금씩 풀리는 모습이다. 최근 3개월 간 -6%를 기록했던 중국펀드 수익률은 최근 1개월 동안 8.48%로 ‘반짝’ 반등했다. 중화권 펀드의 수익률은 9.59%를 기록, 19개 지역 펀드 중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찍은 미국(4.39%)과 일본(7.34%) 지역의 펀드 수익률을 웃도는 성과다. 새해부터 부동산 위기와 경기 침체 우려로 내리막을 탔던 중국 증시가 1년3개월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직접 투자도 다시 나타나고 있다. 국내 투자자의 2월 중국 본토 증시 순매수액은 3만1162달러(약 4150만원)를 기록했다. 지난 1월 1069만달러어치를 순매도했으나 중국 증시가 반등하면서 매수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달 중국(심천종합·10.49%)·홍콩(항셍H지수·9.32%) 증시가 연초 하락세 여파를 딛고 미국(나스닥종합지수·6.12%)과 일본 증시(7.94%)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른 영향이 컸다. AI반도체 랠리에 힘입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중국 종목 역시 반도체기업인 웨이얼반도체(약 1626억달러 순매수)였다. ETF 시장에서도 연초 이후 TIGER 차이나항셍테크(384억원)의 순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문가는 이번 양회에서 강력한 부양책을 나올 가능성이 적어 증시 반등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부동산 침체와 지방정부 부채 부담이 가중되면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 역시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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