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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민기 의원, 안민석 의원과 지난달 2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친명(친이재명계) 대 비명(비이재명계)’에서 ‘친명 대 친문(친문재인계)’로 구체화된 가운데 경기도 안산갑 경선이 주목된다. 이곳에서 대표적인 친문 핵심인 전해철 의원과 친명 중에서도 ‘강성 친명’으로 불리는 양문석 전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이 맞붙기 때문이다. 경선 결과에 따라 계파간 힘겨루기의 무게추가 한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점쳐진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 의원과 양 전 위원장이 경쟁하고 있고 안산갑 경선은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치러진다. 전례를 볼 경우 경선 결과는 이르면 13일 오후 늦게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따지면 전 의원이 유리한 ‘경선 환경’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전 의원은 대중적 인지도 뿐만 아니라 3선 중진인 만큼 지역 기반이 견고하다.
이면을 들여다보면 경선 결과는 안개 속이다. 전 의원은 의원 평가 하위 20%로 통보 받은 상태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 공천에서 ‘하위 10%’는 경선 득표의 30%를, ‘하위 10~20%’는 20%를 각각 감산하는 ‘현역 페널티’ 규정을 적용한다.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민주당 후보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를 50%씩 반영된다. 전 의원이 일반 시민들의 지지도에 기댄다면 양 위원장은 이 대표의 팬덤으로 지칭되는 강성 지지층에서 승부수를 걸고 있다.
양 전 위원장은 비명계를 일컫는 ‘수박’을 척결해야 한다는 취지의 거친 발언을 쏟아냈던 전력이 있다. 실제 수박 관련 발언으로 당직 자격 정지 3개월 징계까지 받은 바 있다. 강성 지지층의 세가 강한 권리당원이 양 전 위원장의 ‘정치적 뒷배’인 셈이다.
양 전 위원장은 지난 4일 상록수역 광장에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내에 이재명 체포동의안에 찬성했던 윤석열 비호세력들이 아직도 암약하고 있다”며 “양문석은 윤석열 검사독재정권과 싸우지 않는 민주당 정치인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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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안산갑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4일 안산 상록수역 앞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양문석 예비후보 제공] |
정치권에서는 이번 경선 결과가 향후 당내 권력의 방향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벌써부터 민주당 내에서는 총선 이후 ‘친명’과 ‘친문’으로 양분된 당권 경쟁 구도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이번 공천으로 친명계 인사들을 대거 포진 시킨 이 대표가 오는 8월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다시 나설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아울러 중성동갑 공천에 배제돼 반발했지만 결국 당에 잔류하기로 결심한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향후 친문계 구심점 역할을 하며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 이번 안산갑 경선이 향후 당권 경쟁의 대리전 성격을 띠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