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가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더 배터리 콘퍼런스 2024’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김지윤 기자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걸어온 길이 곧 한국 리튬이온 전지가 걸어온 길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30년간 연구를 돌아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이온 전지의 선구자 역할을 했습니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는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더 배터리 콘퍼런스 2024’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역사에 대해 이같이 표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태인 LG화학은 1995년 2차전지 독자 개발에 착수해 1998년 국내 최초로 소형 리튬이온전지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 1년 뒤 자동차형 중대형 전지를 개발했고, 2009년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에 배터리를 납품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키웠다.
현재는 중국을 제외한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상위 10개 업체 중 9곳에 배터리를 공급할 정도로 고객사는 다양해졌다.
김 전무는 이날 지금까지의 영광을 이어갈 차세대 제품으로 리튬황 전지와 전고체를 제시했다. 양산 목표는 각각 2027년, 2030년이다.
리튬황 배터리는 이론상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5배 높다. 황은 가벼운 데다 풍부한 자원이어서 배터리 제조 단가도 낮출 수 있다.
김 전무는 “황은 싸고 가벼워 무게당 에너지밀도가 높다”며 “다만 수명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리튬황 배터리는 가벼운 무게가 장점인 만큼, 하늘로 띄우는 물체에 적합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전무는 “고고도무인기, 도심항공교통(UAM) 등에 활용할 수 있다”며 “이미 고고도무인기에 들어갈 제품에 대한 수명 확보는 끝난 상황”이라고 자신했다. UAM의 경우 무게와 출력, 긴 수명 등 요구사안이 많은 만큼 보다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인터배터리 2024’ LG에너지솔루션 부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
전고체 전지의 경우 개발 난이도가 까다롭지만 완벽한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 김 전무는 “전고체의 경우 전해질 개발도 중요하지만, 어떤 수용성 있는 음극을 쓸지가 관건”이라며 “기존에는 리튬메탈을 많이 사용했지만, 이를 무음극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또 전고체 전지 구현에 가장 유리한 폼팩터는 파우치형이라고 봤다. 그는 “전고체 배터리에서 계면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중요한 기술이 바로 ‘가압’”이라며 “3가지 폼팩터 중에서는 파우치가 가장 균일하게 가압을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산업 전반에서도 파우치와 원통형 두가지 폼팩터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김 전무는 “이 두 가지 폼팩터가 현재의 케미스트리와 미래의 케미스트리 모두를 서포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상호보완적 기능이 있어서 맞춰서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전압 미드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전시회에서 미드 니켈 퓨어 NCM 배터리를 공개했다. 단결정 양극 소재를 사용해 고전압 환경에서 전극의 장기 내구성을 확보한 제품이다.
김 전무는 “전압을 높일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내니까 비용이 절감된다”며 “성능면에서 굉장히 좋고 거의 개발이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드니켈 NCM 관련 특허만 2000건을 넘게 보유 중이다.
리튬이온 관련 특허를 모두 합치면 4만건에 달한다. 김 전무는 “소재, 셀,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등 모든 분야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핵심적인 특허를 많이 보유했고, 이것이 우리의 큰 강점”이라며 “과거 특허를 활용하는 데서 나아가 하이니켈 음극재 시스템, 미드니켈 등 다양한 미래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