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해 전공의를 중심으로 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계속되고 있는 12일 오전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차장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전공의 의료현장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의료개혁의 일환으로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낸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12일 조규홍 중대본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 주재로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앞서 정부는 2월 발표한 4대 의료개혁 과제 중 하나로,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의료체계를 개선해 전공의는 수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환자에게는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현재 1700명 규모의 국립대병원 전임교수 정원을 2027년까지 현재보다 1000명 이상 더 증원할 계획이다.
의료기관 설립 시 의사 배치기준을 개정해 전공의를 전문의의 1/2로 산정하는 등 전문의 고용을 늘릴 예정이다.
정부는 또 대학병원의 임상, 연구, 교육이 균형있게 발전하도록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보건의료 분야 연구를 집중 지원하기 위해 올해부터 임무 중심의 연구과제인 ‘한국형 아르파(ARPA)-H’ 프로젝트를 도입하고, 글로벌 수준의 연구 지원을 위해 ‘보스톤 코리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보건의료 분야 연구개발(R&D)는 전년 대비 13% 증액하고, ‘한국형 아르파-H’와 ‘보스턴 코리아 프로젝트’는 올해 1100억원 규모를 투자하는 등 2028년까지 지속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의료현장의 변화를 지속 점검하고 비상진료체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상급종합병원의 입원환자는11일 기준 2월 15일 대비 약 52.9% 감소했고, 중환자실 입원환자는 평상시와 유사한 3000명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공의가 없는 종합병원 입원환자는 집단행동 이전 대비 9%까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응급의료기관 408개소 중 398개소는 응급실 축소 없이 정상 운영되고 있고, 응급실의 중등증 이하 환자는 10일 기준 집단행동 이전 기준시점(2.3~2.4) 대비 약 10% 감소했다.
이에 11일 20개 의료기관에 파견된 공중보건의사, 군의관은 12일까지 근무에 필요한 교육을 마친 후 13일부터 근무를 시작한다.
정부는 향후 추가 인력 파견시 수련기관, 임상경험 등을 최대한 고해여 내실있는 인력 보강이 가능토록 할 예정이다.
정부는 병원 간 진료협력 강화도 적극 추진 중이다.
복지부는 병원 내 진료협력센터 인력 운영에 대한 재정 지원을 통해 병원 간 환자 의뢰와 회송 업무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중증·응급 심뇌혈관질환 환자에 대한 병원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중증·응급 심뇌혈관질환 진료협력 네트워크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지난 8일에는 사업에 참여하는 전문의 명단을 확정했다.
한편 정부는 11일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18일부터 전원 사직하겠다고 밝힌 점에 대해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만큼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복지부는 이날부터 ‘전공의 보호·신고센터’를 본격 운영해 보호를 요청하는 전공의를 적극 보호한다는 계획이다.
조규홍 중대본 제1차장은 “현재 다수의 전공의 이탈로 의료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으로, 이는 의료체계의 정상화를 위한 의료개혁의 필요성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이런 문제점 해결을 위해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의 전환 등 의료개혁 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