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표 벚꽂이 멸종 위기? 일본 기상청의 무서운 경고

지난 11일 일본 도쿄 시민들이 벚꽂을 구경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지구온난화로 겨울 기온이 상승하면서 일본 대표 벚꽃 품종인 ‘일본 왕벚나무(소메이요시노)’가 멸종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소메이요시노 벚나무는 여의도 한강공원 주변에 식재돼 있는 벚나무로도 알려져 있다.

17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본 기상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근 공개한 인공지능(AI) 기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일본 기상청은 “올해 일본이 역사상 두 번째로 따뜻한 겨울을 경험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지구 온난화로 2100년까지 일본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규슈의 미야자키현, 나가사키현, 가고시마현에 서식하는 소메이요시노 품종의 벚나무를 박멸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일본 왕벚나무는 국내에서도 익숙한 품종이다. 2022년 왕벚프로젝트 2050 생태조사에 따르면 국회와 여의서로(윤중로)에 있는 벚나무 총 636그루를 전수조사한 결과 94.3%가 일본 소메이요시노 벚나무였다.

[AFP]

벚꽃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건 겨울이 충분히 춥지 않기 때문이다. 봄에 잠깐 피고 지는 벚나무는 가을에 휴면상태가 됐다가 겨울에 추위를 견디며 봄을 기다린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섭씨 5도 이하의 추운 날씨가 없으면 나무들이 잠에서 깨지 않고 꽃을 피울 수 없다.

식물을 주제로 책을 쓴 나오코 아베 작가는 SCMP에 “큐슈 남부에서 이미 일어나고 있는 사실”이라며 “벚꽃이 최소 한 달 이상의 추운 날씨가 필요하기 때문에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나오코는 “기후 변화에 대처하거나 속도를 늦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 외에도 일본 국민은 이제 더 다양한 벚나무를 심고 소메이요시노가 유일한 벚꽃이라는 생각을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본 벚꽃 개화시기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일본 첫 벚꽃 개화는 1월 5일 오키나와 미야코지마 섬에서 이뤄졌다. 지난해보다 12일 빠르다. 기상청은 “도쿄의 첫 꽃이 작년보다 4일 빠른 3월 18일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1960년대에 도쿄 개화 시기가 4월 6일였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빠른 날짜”라고 분석했다.

일본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따뜻한 겨울’은 계속되고 있다. 중국 국제기후환경과학센터(ICCES) 등 공동 연구팀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엘니뇨 현상과 장기적인 온난화 추세의 결과로 올겨울 지구 평균 표면 온도(GMST)는 기록된 역사상 가장 따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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