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미국경제…WSJ “상황 곧 바뀐다”

[AP연합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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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고금리에도 호경기를 이어가는 미국 경제 상황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견조한 미국의 경제 성장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이 생각했던 것만큼 긴축적이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지만,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공급 측 요인 때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이번 주 열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회복력 있는 미국 경제 상황으로 인해 현 통화정책이 너무 긴축적이라는 주장이 힘을 잃었지만, 상황이 곧 바뀔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티미라오스 기자는 연준 고위 인사들의 의중을 잘 집어내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도 불린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지난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정작 미국 경제는 지난해 견조한 소비와 고용시장에 힘입어 3.1%라는 잠재성장률을 뛰어넘는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를 두고 “우리는 두 발로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한 발만 올려둔 것일 수 있다”며 “수요 감소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일 수 있다”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5.25∼5.50%로, 최근 20여년간 최고수준으로 가파르게 올렸지만, 이 같은 금리 수준이 충분히 높지 않았을 수 있었다는 의미다.

이는 물가상승률이 2% 목표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둔화되고 있음을 확신할 때까지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주장의 논거가 되고 있다.

반면 티미라오스 기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의 최근 발언을 인용해 연준 인사들이 급격한 수요 위축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음을 부각했다.

파월 의장은 앞선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3.1%의 성장률이 수요 측 요인이 아닌 이민자 유입 증가 및 노동시장 참여 확대 등과 같은 일시적인 공급 측 요인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화정책은 금리 조절을 통해 소비, 투자와 같은 경제의 수요 측면에 영향력을 미치는 데 통화정책과 무관한 공급 측면의 긍정적 효과가 고금리의 부담을 덜어줬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 1월 31일 FOMC 후 회견에서 “(공급 측 회복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상황이 중단되면 (통화) 긴축 효과가 더욱 가파르게 나타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하커 총재는 수요를 지탱했던 팬데믹 부양책의 ‘반짝 효과’도 힘을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소비 호조는 팬데믹 부양책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졌기 때문이라며 “최근 신용카드 부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소득 하위에서 중간 구간의 소비자들이 돈을 소진해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지적했다.

티미라오스 기자는 “상충되는 경기 신호를 해독해야 하는 어려움은 왜 연준 당국자들이 인플레이션에 집중하는지를 설명해준다”라며 “인플레이션이 둔화된다면 ‘왜 금리를 높게 놔둬야 하느냐’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된다면 ‘왜 금리를 낮춰야 하느냐’라고 묻는 게 마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준은 오는 19∼20일 FOMC 회의를 열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한다.

올해 6월 이후 연준이 금리인하를 개시할 것이란 기대가 높은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회의 후 연준이 향후 금리 인하 시기 및 횟수에 대해 추가적인 힌트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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