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22대 총선 지역구 공천을 사실상 완료했다. 국민의힘은 ‘60대·친윤(친윤석열계)’, 민주당은 ‘50대·친명(친이재명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주류 계파들은 다수가 단수공천을 받은 반면, 비주류 인사들은 대부분 지역구 사수에 실패했다.
18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 254개 지역구 공천을 마친 국민의힘 현역의원 교체율은 34.5%로 집계됐다. 공천관리위원회가 출범한 1월11일 당시 현역 113명 중 39명은 22대 총선에서 배지를 달 수 없게 됐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17명은 비례대표 의원들이다. 지역구 현역 의원들 대부분이 공천장을 받아들면서 작년 말 혁신위의 인적 쇄신 요구는 공허한 구호로 남게 됐다.
민주당은 야권 연대 등으로 후보를 내지 않은 지역을 제외하고 246개 지역구 공천을 완료했다. 공관위 출범일인 1월5일 당시 현역 167명 중 71명(42.5%)이 고배를 마쳤다. 지역구 의원 중에서는 58명(38.4%)이 공천 과정에서 당을 떠나거나 탈락했다. 21대 총선 때와 비교하면 국민의힘의 물갈이 비율은 낮아졌고, 민주당은 높아졌다.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현역교체율은 43.2%, 민주당은 27.9%였다.
후보들의 평균 연령은 국민의힘이 58.2세, 민주당이 57.4세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에서는 60대가 120명(47.2%), 민주당에서는 50대가 116명(47.1%)로 전체 후보들 중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여야 후보자들의 평균 연령은 지난 21대 총선 당시 중앙선거관리위가 집계한 지역구 후보들의 평균 나이(54.8세)보다 늘어난 57.8세다. 당헌·당규상 청년에 해당하는 만 45세 이하 후보는 각각 21명(8.3%), 17명(6.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당의 주류 계파는 무난히 지역구를 지켰다. 국민의힘은 단수공천을 받은 현역 41명 중 최재형(서울 종로)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이상민(대전 중구) 안철수(경기 성남분당갑) 유의동(경기 평택병) 의원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친윤계다. 특히 지난 대선 ‘친윤 맏형’이라 불렸던 권성동(강원 강릉) 의원과 전현직 지도부인 김기현(울산 남을) 윤재옥(대구 달서을) 박대출(경남 진주갑) 성일종(충남 서산태안)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의원은 단수공천을 받았음. 윤석열 정부 장관을 지낸 권영세(서울 용산)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도 2월 중순 일찌감치 단수공천 됐다.
작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경원 전 의원에게 사퇴를 요구한 ‘친윤계 초선 연판장’에 이름을 올렸던 48명 가운데 공천을 신청한 이들은 60%가 공천을 받았다. 반면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김웅(서울 송파갑) 의원은 불출마를 선택했고, 유경준(서울 강남병) 의원은 험지인 화성정으로 지역구를 옮겼다. 중진 중 친윤 색채가 옅은 서병수 김태호 조해진 의원도 격전지인 낙동강벨트로 차출됐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인천 계양을)과 더불어 최측근인 7인회 중 정성호(경기 양주) 김영진(수원병) 김병욱(성남분당을) 문진석(충남 천안갑)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았다. ‘비명 횡사’의 중심지였던 광주에서는 민형배(광주 광산을) 의원이 홀로 생환했다. 중앙당 지도부에서는 조정식(경기 시흥을) 정청래(서울 마포을) 서영교(중랑갑) 의원 등 친명계 중진이 공천장을 받았고, 핵심으로 꼽히는 김병기(서울 동작갑) 의원도 무리없이 본선에 진출했다. 고 김근태(GT)의 배우자이자 운동권 대모로 불린 인재근 의원의 지역구에는 친명계 안귀령(서울 도봉갑) 대변인이, 탈당한 박영순 의원의 지역구에는 박정현(대전 대덕) 최고위원이 깃발을 꽂았다. 친문재인계 좌장인 홍영표 의원이 탈당한 자리에는 영입인재인 박선원 전 국정원 1차장이 나선다.
비명계 인사 중에서는 박용진(서울 강북을) 의원이 마지막 승부를 앞두고 있다. 박 의원은 앞서 친명계 정봉주 전 의원과 결선에서 패배했으나, 막말 논란 끝에 정 전 의원의 공천이 취소되자 재도전했다. 지도부는 경선 2위인 박 의원에게 공천을 주지 않고, 민변 사무총장 출신인 조수진 변호사와 양자대결을 결정했다.
김진·양근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