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123RF]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한라산 등 제주 산지에 외래종 사슴류 250여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23호 조사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사슴류는 겨울철 국립공원 인근 마방목지에서 190여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중산간 목장 지역을 중심으로 10~20여마리씩 집단을 이뤄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슴류는 봄이 되면 중산간 지역에서 고지대로 이동해 서식하고, 낮에는 깊은 산림 내에서 주로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몰을 전후로 먹이가 풍부한 지역으로 움직이는 생활방식도 포착됐다.

세계유산본부는 사슴이 노루에 비해 몸집이 2~5배 가량 크고 뿔 크기도 훨씬 크기에 노루를 위협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노루는 사슴류를 피해 주변 지역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슴이 도롱뇽과 족제비, 오소리 등 고유 생태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고서는 사슴류 집단이 커지고 서식지가 넓어지면 제주 상징 동물인 노루의 주요 서식지가 잠식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제주에 사는 사슴류는 대부분 일본 규슈 야쿠시마 지역에 서식하는 꽃사슴(야쿠시마꽃사슴)과 유전자 서열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대만에서 유입된 대만꽃사슴 개체로 추정되고 있다.

아울러 한라산의 상징인 '백록'의 의미를 되살리려는 독지가가 1992~1993년 방사한 꽃사슴이 번식한 것으로 보이는 꽃사슴류도 있다. 농가에서 사육하던 중국 붉은사슴이 관리 소홀 등으로 탈출해 야생화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지난해 2월 한라산 등 산지에 서식하는 사슴류에 대한 체계적 서식 실태 조사에 나섰다.

지난 2022년 발간된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21호 조사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도내에 사슴류 21마리가 발견됐으며 이 중 5마리가 일본 야쿠시마꽃사슴, 4마리는 대만꽃사슴이었다.

나머지 12마리는 붉은사슴이었다.

세계유산본부는 종합적인 조사를 통해 이들에 대한 관리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