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금리에도 경기는 ‘안전’…왜

지난달 1일 미국 애틀랜타 인근 조지아주 에이스워스에 있는 한 주택 밖에 매물로 나온 안내판이 붙어 있다.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초유의 고금리 지속에도 미국 경제가 견조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은 코로나 펜데믹 당시 낮은 이율의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받은 차주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미국 CNN방송은 현재 금리 수준에도 경기 침체 조짐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미국 가구가 보유한 주담대의 금리가 낮아서라고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코로나 페데믹 초기 높은 실업률에 대처하고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금리를 대폭 인하했다. 이후 2021년 미국 경제가 급반등하기 시작하며 주택 구매 광풍이 불었지만 주담대 금리는 여전히 초저수준을 유지했다.

탄탄한 고용도 안정적인 가계 재정을 유지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CNN은 “실업률은 펜데믹 시기인 2021년 이후 4% 이하로 낮아진 동시에 취업률도 상승하면서 미국인의 순자산은 급증했다”며 “미국인들이 고금리의 영향에 대처할 수 있는 준비가 잘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장기 고정금리로 받은 저리의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소유자가 집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게 하는 소위 ‘황금 수갑’의 역할을 해 고금리에도 가계 재정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CNN은 전했다. 과거 저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이들이 집을 다시 구매한다면 이전보다 더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야 하기에 집을 팔지 못한다는 것이다.

프레디 맥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30년 만기 담보대출 고정금리는 평균 6.74%다. 이는 지난 10월 말 20년 만에 최고치인 7.79%보다 하락한 것이지만, 2008년부터 2022년까지의 기록보다 높은 수치다.

알리안츠 트레이드의 댄 노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N과 인터뷰에서 “미국인의 대출 대부분은 모기지인데, 2~3%대의 저금리로 대출받은 많은 사람이 연준이 원하는 만큼 금리를 인상해도 된다고 말한다. 이들은 고정금리로 20년 혹은 30년 만기 대출을 받아놓았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고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카렌 마나는 “소비자 대차대조표는 상당히 낮은 부채율을 보여 건전했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DB]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