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겹살 시대에 판매가 그대로? 대형마트 “그래도 이득”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3월 들어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자 가격은 큰 폭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가 각종 할인 행사로 마진율을 낮추면서 판매량을 극대화하는 마케팅을 확대한 영향이다.

25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유통가격동향에 따르면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지난달 26일 ㎏당 4477원에서 이달 8일 19% 오른 5329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주춤하고 있다. 이달 22일 기준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당 4982원이었다.

도매가격은 올랐지만,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에서 소비자 가격의 변화는 크지 않았다. 실제 2월 26일 삼겹살 소비자 가격은 ㎏당 2만3730원에서 이달 22일 2만2310원으로 하락했다.

돼지고기 소비자 가격이 도매가격과 별개인 이유는 유통업계의 대형 할인 행사다. 특히 이달에는 대형마트들이 ‘삼겹살데이(3월 3일)’와 관련된 할인 행사를 공격적으로 펼쳤다.

롯데마트는 2월 29일부터 3월 3일까지 삼겹살과 목심을 50% 할인해 100g에 1390원에 판매했다. 이마트는 2일부터 3일까지 국내산 1등급 삼겹살과 목심을 100g당 1180원에 선보였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도 삼겹살과 목심을 반값 할인해 100g당 1390원에 팔았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삼겹살데이 할인행사가 열리자 시민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연합]

대형마트의 이런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이마트는 할인 행사 이틀간 삼겹살과 목심 매출이 2월 17~18일보다 128% 신장했다. 홈플러스는 3월 1일부터 3일까지 돼지고기 매출이 전주 동기 대비 448% 늘었다. 롯데마트도 행사 기간 삼겹살 매출이 2월 18~19일보다 약 4배 올랐다.

대형마트가 공격적인 할인 경쟁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은 ‘박리다매’다.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올랐지만, 마진율을 낮춰 할인 행사를 하면 소비자를 유치해 매출 규모를 키울 수 있어서다. 또 마트에 방문한 고객이 타 상품을 구매하면서 전체 매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실제 이마트의 쌈채소 매출은 지난 2~3일 이틀간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1년 중 3월은 삼겹살을 가장 많이 할인하는 시기”라며 “상품 마케팅 비용과 카드사 할인 등 각종 역량을 돼지고기 품목에 집중해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돼지고기 유통업체와 물량 규모를 두고 원가 관련 협상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를 통해 고객 유치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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