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은 햄프슨, KBS교향악단은 조수미…성악과 만나는 밤

토마스 햄프슨 [서울시향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가장 매혹적인 악기가 찾아온다 세계적인 성악가와 지휘자의 만남이다. 얍 판 츠베덴 감독의 서울시향은 바리톤 토머스 햄프슨과, 피에타리 잉키넨 감독의 KBS교향악단은 소프라노 조수미와 함께 한다.

먼저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오는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얍 판 츠베덴과 토머스 햄프슨’을 선보인다. 세계적인 바리톤 토머스 햄프슨이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햄프슨은 브린 터펠, 드미트리 흐보로스톱스키와 함께 ‘스리(Three) 바리톤’으로 불린다. 그는 80개 이상의 오페라 배역을 노래했고, 170장 이상의 음반을 녹음해 그라모폰상을 비롯한 수많은 음반상을 수상했다. 말러 음악의 거장 레너드 번스타인이 솔로이스트로 기용할 만큼 햄프슨의 말러 해석은 정평이 나 있다. 이번 공연에서도 그는 말러의 가곡을 선보인다.

토머스 햄프슨은 “무대에 선 수많은 세월 동안 구스타프 말러의 음악과 가까워졌다. 이 노래들은 어떤 풍경이나 광경을 떠올리게 해서 그의 작품 중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그와 동시에 듣는 사람에게 삶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인간적인 성격들을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사색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말러의 작품을 소개했다.

공연은 모차르트 오페라 서곡 ‘피가로의 결혼’으로 문을 연 뒤, 햄프슨이 말러의 가곡집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중 다섯 곡(라인강의 전설, 아름다운 트럼펫 소리 울리는 곳, 원광, 기상나팔, 북 치는 소년)을 들려준다. 2부에선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7번을 선보인다.

햄프슨의 공연은 실내악으로 만날 수 있다. 서울시향은 오는 30일 토머스 햄프슨과 함께 ‘2024 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 II: 브람스와 브루흐’(예술의전당 IBK챔버홀)를 연다. 헤르만의 기상곡 1번으로 문을 연 뒤, 브람스의 말년 걸작인 가곡 ‘네 개의 엄숙한 노래’, 브람스의 피아노 삼중주 ‘3번’, 브루흐의 현악 팔중주를 선보인다.

소프라노 조수미 [KBS교향악단 제공]

KBS교향악단은 오는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대망의 800회 정기연주회 ‘로마의 축제(Feste Romane)’를 연다.

1956년 12월 20일 명동에 있던 국내 유일의 공연장인 시공관에서 초대 상임지휘자 임원식의 지휘로 제1회 정기연주회를 가진 이후 68년간 꾸준히 자리를 지켜온 KBS교향악단의 800번째 무대다. 연주회는 KBS교향악단 음악감독인 피에타리 잉키넨이 지휘봉을 잡고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협연한다.

잉키넨 감독은 800회를 위한 곡으로 이탈리아 작곡가 레스피기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로마 3부작’을 선택했다. 그간 KBS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에서 ‘로마의 소나무’는 몇 차례 연주된 적은 있지만 ‘로마의 분수’, ‘로마의 축제’ 등 3부작 전곡이 연주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마 3부작’은 ‘로마의 분수(1916)’, ‘로마의 소나무(1924)’, ‘로마의 축제(1928)’로 구성된 관현악 시리즈로 로마의 역사와 명소를 그림처럼 묘사한 점이 탁월하다.

조수미는 ‘로마의 축제’라는 테마에 맞게 이탈리아 작곡가 벨리니, 도니제티, 베르디의 오페라 ‘노르마’, ‘연대의 딸’, ‘라 트라비아타’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노르마’의 ‘정결한 여신이여’, ‘연대의 딸’의 ‘모두가 알고있지’, ‘라 트라비아타’의 ‘아 그대였던가, 언제나 자유롭게’ 등이다. 특히나 이 세곡은 음정이 높고 까다로워 화려한 기교의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만을 주역으로 삼는다.

KBS교향악단 관계자는 “800회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이어진 KBS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는 꾸준히 진화해 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클래식 음악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며 KBS교향악단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와 의미로 남을 수 있도록 흔들림 없이 걸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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