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탄 위협’에 힘을 합친 고질라와 콩…스케일도 키웠다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끊임없이 포효한다. 걸을 때마다 땅이 흔들린다. 주먹을 날리면 모든 것이 산산조각난다. 괴수들의 싸움판이 훨씬 커졌다. ‘고질라 X 콩’ 시리즈가 3년 만에 거대한 스케일로 돌아왔다.

영화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이하 ‘고질라 X 콩’)는 한때 적대 관계였던 고질라와 콩이 우주의 새로운 위협에 맞서 힘을 합치는 블록버스터다. ‘고질라’(2014), ‘콩: 스컬 아일랜드’(2017),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2019), ‘고질라 VS. 콩’(2021)을 잇는 몬스터버스(Monsterverse)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27일 개봉한 영화는 개봉 전부터 박스오피스에서 두 번째로 높은 실시간 예매율을 기록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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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할로우 어스(Hallow Earth)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할로우 어스는 지구 중심에 있는 원시 지구와 같은 곳으로, 타이탄이라고 불리는 괴수들이 사는 지역이다. 콩은 이 곳에서 자신의 동족을 찾던 중 스카 킹이라고 불리는 괴수의 독재 아래 노예 생활을 하는 동족을 발견한다. 스카 킹은 척추뼈로 만든 채찍을 휘두르며 유인원 종족을 거느리는 것은 물론, 호시탐탐 세계를 정복할 기회를 노린다.

같은 시간 이탈리아 콜로세움에서 동면하던 고질라는 할로우 어스로부터 알 수 없는 신호를 받고 깨어나고, 무언가에 대비하는 듯 방사능을 최대한 흡수해 힘을 비축한다. 이위족의 유일한 후손인 지아(케일리 하틀 분)도 할로우 어스로부터 동일한 신호를 감지한 뒤 불안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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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볼거리는 단연 괴수들의 싸움이다. 괴수들은 사나운 표효 속에서 거침없이 달려들고 주먹을 휘두르며 쉴 틈 없이 관객들을 압도한다. 특히 브라질을 배경으로 괴수 넷이서 거대한 싸움을 벌이는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괴수들의 싸움은 섬세한 컴퓨터 그래픽(CG)을 바탕으로 사실적으로 표현됐다. 특히 이탈리아, 브라질, 아이슬란드, 모로코 등 세계 곳곳을 배경으로 싸움이 벌어지면서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제작진은 괴수 싸움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실제 현지 촬영과 CG를 결합했다. 특히 호주 퀸즐랜드의 골드코스트에서 가장 많은 분량의 촬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퀸즐랜드는 ‘콩: 스컬 아일랜드’ 때부터 몬스터버스 영화의 촬영지로 가장 선호한 장소다.

할로우 어스의 경우 지구상 가장 오래된 열대우림으로 꼽히는 호주 데인트리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제작진은 현장에서 고해상도 장비로 나무 하나하나를 일일이 스캔한 뒤 나무들 사이사이로 별도의 세트를 제작해 환경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데인트리의 이색적인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내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애덤 윈가드 감독은 “평범한 몬스터버스 영화를 만들 생각은 결코 없었다”며 “끝내주게 스릴 넘치는 영화를 만들어 모두가 입을 벌리고 영화에 빠져들기를 바랐다”며 연출 의도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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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엔 고질라, 콩, 스카 킹 외에도 다양한 괴수들이 등장해 볼거리가 다양해졌다. 콩이 그토록 찾아 헤맸던 자신의 동족이자 일명 ‘미니 콩’이라고 불리는 수코를 비롯해, 지구에 빙하기를 몰고 올 만큼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시모, 신비로운 아우라를 내뿜는 모스라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번 작품에선 전작들에 비해 인간의 역할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고질라 VS. 콩’에서 등장한 인물들이 재등장해 반가움을 주지만, 정작 괴수들의 싸움을 지켜보는 역할에 머무르면서 아쉬움을 남긴다.

27일 개봉. 115분.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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