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협의회 기자회견에서 참석 교수들이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의대 교수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 이탈에 따른 과로를 호소하며 근무시간 재조정을 재차 선언했다.
30일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환자를 전부 보고 환자를 줄이지 않았지만, 물리적으로 체력적인 한계가 온 것 같다”며 “근무시간을 재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 (진료)과 사정에 따라 비필수의료를 줄이고 필수의료에 신경을 더 쓰려 한다.상급병원에서 다른 환자를 치료할 수 있게 경증 환자를 줄이도록 할 것”이라며 “상급병원에 와야 할 급한 환자는 의사의 도리를 다하기 위해 진료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오후 전국 의대 교수 비대위는 온라인 회의를 연 뒤 “진료하는 교수와 환자 안전을 위해 4월 첫째 주부터 교수들의 최소한의 휴게시간 확보를 위해 24시간 연속근무 후 익일 주간 근무를 오프하는 원칙을 지키도록 강력히 권고한다”며 “이런 근무조건을 위해 중증 및 응급환자 진료를 제외한 외래 및 수술은 대학별로 조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방재승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협의회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교수들은 또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의 언행이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며 정부에 “박 차관을 언론 대응에서 제외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방재승 전국 의대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 쪽이 2000명(증원)을 절대 철회할 수 없다고 했고, 특히 박민수 차관이 너무 강하게 얘기를 했다. 한덕수 총리는 의사단체와 의미있는 대화를 했다고 밝혔는데, 앞뒤가 안 맞다”며 “정부 의견을 일방적으로 얘기하는 박 차관이 언론 대응에서 뒤로 물러나 주면 대화의 물꼬가 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국 의대 교수 비대위는 또, 의사들이 대화창구를 단일화하지 않아 의·정 간 대화가 열리지 않은 이유라는 지적에 대해선 “정부 측의 주장”이라고 단언했다. 방재승 위원장은 “의사 쪽은 특히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과 비대위는 잘 소통하고 있다"며 ”대한의사협회(의협) 쪽에서는 회장이 이번에 선출됐으니 얘기를 해봐야 할 것이지만, 의협과 교수단체가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