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31일 경기 하남시 위례 스타필드시티 앞에서 하남시갑 이용 후보, 하남시을 이창근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총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31일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후보들의 도덕성 문제를 겨냥한 비판을 이어갔다. 한동훈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편법 대출 의혹이 불거진 양문석 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를 향해 “나를 고소하시라”라고 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31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오리역광장에서 김은혜 성남분당을 후보, 장영하 성남수정 후보, 윤용근 성남중원 후보와 함께 한 ‘국민의힘으로 성남살리기’ 지원유세에서 “(양 후보가) 사기 대출이라고 한 사람을 다 고소하겠다고 하더라”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양 후보가) 우리 가족이 피해를 준 사람이 없다, 그러니 사기가 아니다(라고 한다)”며 “아니다. 피해는 우리 국민이 다 본 것이고, 그 돈을 못 받아간 소상공인이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게 따지면 음주운전을 하면 피해자가 없습니까.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비리는 피해자가 없는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가짜 서류를 만들어서, 가짜 증빙을 붙여서 그게 아니면 못 받아갈 대출을 받아갔다면 그게 사기대출인 것”이라고 재차 말했다. 양 후보가 새마을금고 직원과 대출 관련 상의를 했다고 해명한 것을 놓고선 “짜고 했으면 죄명만 바뀐다. 배임이나 이런 걸로 죄명이 바뀔지 몰라도, 우리는 그걸 다 사기대출이라고 부른다”고 반박했다.
한 위원장은 양 후보에게 자신을 고소하라고 요구한 뒤 “우리 한번 다퉈보자. 저와 똑같이 생각하는 상식있는 모든 국민을 대신해서 민주당과 양문석과 싸우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뒤이어 찾은 경기 용인과 안성, 인천, 광주, 하남에서도 양 후보를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스타필드시티 위례점 앞에서 진행된 이용(하남갑)·이창근(하남을) 후보 지원유세에서는 “왜 그런짓을 하는 사람들이 여러분의 위에 군림하고, 여러분을 지배하는 것을 용인하려 하시나”라고 말했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 [연합] |
박정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도 이날 논평을 통해 “경제활동이 없는 대학생 자녀가 11억이라는 거액을 사업자대출을 받았음에도 대출기관을 속인 것이 없습니까”라며 “코로나로 인해 경기가 어려웠을, 당시 사업자금이 절실히 필요한 소상공인에게 갔어야 할 11억 원이 결과적으로 양 후보의 아파트 구입에 쓰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의 이준우 선대위 공보단 대변인도 논평에서 “양 후보는 진심으로 사과는커녕 ‘이자 절감을 위한 편법 대출이었다’며 별일 아니라는 듯 또다시 국민을 우롱했다”며 “허위 서류로 받은 대출은 편법이 아니라 명백한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이조심판 특별위원회는 이날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 명단 1번에 오른 박은정 후보의 배우자인 이종식 변호사에 대한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신지호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종근 변호사와 관련한 추가 의혹이 제기됐다”며 “이 변호사가 검찰 재직 시절 책임을 맡았던 ‘MBI 다단계 사기 사건’에 대한 부실 수사로 피해를 더 키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후보 1번. [연합] |
신 위원장은 “이 사건의 담당 검사로 MBI 최상위모집책(유호광·김영만)의 외화 밀반출, 재산 국외 도피 및 범죄수익 은닉 등을 인지하고도 조사하지 않았고 기소도 하지 않았다는 피해자 측 주장이 제기됐다”며 “이러한 피해자측 주장은 판결문을 통해 확인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변호사가) 다단계 사기 가해자로부터 1건에 22억원의 수임료를 챙기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검찰 재직 시절부터 치밀한 준비를 해 온 결과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민석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양 후보와 관련해 당의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 차원) 입장을 안 내는 게 아니라, 개별후보가 대응할 문제는 개별후보가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강 대변인은 양 후보가 당에 공천 신청할 당시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언론보도도 부인했다. 그는 “(후보가) 당에 제출한 공천 자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자료가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 후보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검증 과정을 회피하기 위해 자녀의 재산신고를 고의로 누락했다’는 기사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악의적인 가짜뉴스”라며 “당 공천 검증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동일한 자료를 제출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