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 서울 구로구에 살고 있는 직장인 A(30) 씨는 최근 잊어버리고 살기 위해 그동안 노력했던 주식 계좌를 다시 열어보고 있다. 지난 2021년 1월 매입했던 ‘9만전자(삼성전자 주가 9만원대)’ 주식을 손해 보지 않고 팔 수 있는 시기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A 씨는 “삼성전자 주식은 가격 따지지 않고 사서 묵혀두는 것이란 주변 조언을 듣고 취직 후 몇달 치 월급을 모아 매수했었다”며 “지난 3년간 주가가 3분의 2 수준 이하까지 떨어질 때 마음고생이 많았다. 언젠가 오를 것이란 막연한 기대 만으로 참고 기다렸는데, 최근 그 가능성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8만전자’ 고지에 오른 후에도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52주 신고가’ 기록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잇따라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10만원 이상으로 제시하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 역시 커지는 모양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17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44% 오른 8만4000원에 거래 중이다. 신고가 기록을 또 한번 갈아치운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8만4000원 대를 올라선 것은 지난 2021년 4월 20일(8만4000원) 이후 3년 만이다.
오전 9시 31분(잠정) 기준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 1268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 강세는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의 주가가 1일(현지시간) 5% 넘게 뛰면서 역대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것이 투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 증시 내 대표 반도체 지수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1일(현지시간) 1.16% 상승한 바 있다.
국내 증권가에서 향후 삼성전자 주가 흐름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4월 들어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제시한 4곳의 증권사 중 세 곳이 ‘10만전자’를 예측했다. 이날 대신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제시했고, 전날 유진투자증권과 SK증권은 각각 10만7000원, 10만원을 목표주가로 내놓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9만6750원에 이른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 업사이클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의 핵심으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에서도 1위 SK하이닉스에 대한 추격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점에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한목소리로 분석 중이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빡빡한 수급과 가격 상승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하반기 12단 HBM3E 양산으로 HBM 핵심 공급망 참여가 기대된다”며 “HBM 생산 능력 확대에 따른 범용 메모리 수급 조절이 메모리 가격 상승 추세를 지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HBM3E 8단은 경쟁사 대비 약간 늦어지고 있으나, 12단에서 격차를 극복하거나 또는 앞설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며 “2024년과 2025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38조6000억원, 57조7000억원으로 종전 추정치 대비 25%, 13% 상향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