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당 시도당 위원장들이 3월 30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앞에서 송영길 대표의 보석 청구 기각을 규탄하며 삭발을 단행하고 있다.[연합] |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법무부가 보석 청구 기각에 반발해 재판을 거부 중인 송영길(61) 소나무당 대표의 총선용 방송 연설 ‘옥중 녹화’를 허용하기로 했다.
3일 법무부는 서울구치소 안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 TV 방송 연설을 녹화하게 해달라는 송 대표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법무부는 “관련 법령과 선거관리위원회 회신, 전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허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 71조에 따르면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는 소속 정당의 정강·정책이나 후보자의 정견, 기타 홍보에 필요한 사항을 발표하기 위해 선거운동 기간 중 텔레비전 및 라디오 연설을 할 수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후보자가 1회 10분 이내에서 지역방송시설을 이용해 텔레비전 및 라디오 방송별 각 2회 이내 연설이 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지난 1월 4일 구속기소된 송 대표는 옥중에서 소나무당을 창당했고, 지난달 11일 광주 서구갑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제16·18·19·20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주선 전 의원은 2004년 현대 비자금 수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뒤 같은 해 제17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옥중 출마했다.
박 전 의원은 당시 교정당국의 허가를 받아 서울구치소에서 평상복 차림으로 TV 연설을 했고, 이듬해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KBS 광주방송총국은 4일 오후 7시 30분부터 10분간 송 대표의 연설 방송을 편성했다.
소나무당은 “선관위로부터 선거법 71조 규정에 따라 옥중 방송 연설이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은 뒤 광주 KBS와 방송 연설 계약을 맺었다”며 “4일 오전 9시 방송국 측이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연설 장면을 촬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4일과 9일 저녁 7시 30분에 방송할 예정이고, 8일 오전 8시 48분 광주 KBS-1라디오에서도 송 대표의 연설을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송 대표는 “25년 정치 인생을 결산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기회를 달라”며 법원에 불구속 재판을 요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송 대표가 풀려날 경우 증거인멸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지난달 29일 보석 청구를 기각했다.
이후 송 대표는 정신적 충격을 받아 심리치료가 필요하다며 재판에 나오지 않고 있으며, 이달 2일엔 단식에 들어갔다.
이날 재판에 송 대표는 물론 변호인까지 불출석하자 재판장은 “재판을 거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우려된다”면서 궐석재판이나 구인영장 발부를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