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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기억하는 음악인들에 의해 다시 불려나온 한국계 미국인 음악가 얼 김(Earl Kim)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얼 김(Earl Kim)’ 상영회가 지난 4일 LA한국문화원에서 열렸다.
이날 특별 상영회에는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타이 김(Ty Kim)과 얼 김의 가족 및 얼 김의 뛰어난 음악성을 그리워하는 음악업계 동료및 한인 200여명이 참석했다.
20세기 초반 하와이를 거쳐 캘리포니아 중가주에 정착, 농장노동자로 일하며 독립운동을 했던 얼 김의 부모 김성권씨와 강혜원씨에 관한 이야기도 다뤄졌다. 아버지 김성권씨는 도산 안창호 선생이 세운 흥사단 2대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독립운동에 헌신했고 어머니 강혜원씨는 안창호 선생과 함께 대한여자애국단을 조직해 군자금을 모금해 의열단에 보내는 등 열성적인 독립운동가였다.
얼 김은 이들 부부의 세 아들 중 막내로 전혀 음악 교육을 시킬 수 없는 가난한 환경이었지만 교회 오르간 연주자에게 피아노를 배우는 것을 시작으로 얼 김의 재능을 알아본 투어 피아니스트가 7년 동안 무료로 피아노 교습을 시켜주기도 했다고 한다.
특별 상영회를 찾은 한인들은 각자의 이민 경험에 따라 다양한 감상 평을 쏟아내기도 했는데 라크라센터 소피아 강씨는 “가난 속에서도 조국의 독립운동을 지원하며 세 아들을 키워냈던 한인 이민의 선구자인 얼 김 부모 세대의 고생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며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다큐멘터리는 그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던 아시안계 소년이 천부적인 재능으로 미국 음악계에서 성장하며 실험적인 음악극을 선보이는 등 미국 음악사에 한 획을 그었던 예술가로 성장하기까지 그의 생애를 이작 펄만 등의 음악 동료와 후배, 제자로부터 들어보는 형식으로 제작됐다.
다큐멘터리 ‘얼 김’은 오는 7월 샌 루이스 오비스포에서 열리는 모지악 페스티벌(Festival Mozaic)에서 상영이 확정됐으며 8월 한국 상영 등 상영 일자를 속속 확정하고 있다. 내년에는 얼 김이 후학을 양성했던 하버드대에서도 특별 상영회를 갖는다.
이명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