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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현장 [연합]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2월까지 10개월 연속으로 흑자를 나타낸 경상수지가 3월에도 호조세를 나타냈을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면서 올해 수출 경기가 전체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다만, 수출 경기 회복에도 내수 활력은 줄어들면서 자칫 ‘소비 없는 성장’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한국은행이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경상수지는 68억6000만달러(9조2747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이후 열 달째 흑자일 뿐 아니라 흑자 규모도 1월(30억5000만달러)보다 커졌다.
3월에도 경상수지는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을 가능성이 크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3월에도 정보기술(IT)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그 영향으로 경상수지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가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며 "메모리 가격 상승, 전방산업 수요 견조 지속으로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1∼2월 흐름만 보면 예상한 것보다 더 빠르게 국제수지가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수출(521억6000만달러)은 작년 2월보다 3.0% 늘었다. 앞서 지난해 10월 1년 2개월 만에 전년 동월 대비 반등한 뒤 다섯 달째 증가세가 이어졌다.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63.0%)가 많이 늘었고, 지역별로는 동남아(+20.1%), 미국(9.1%) 등으로의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예상 보다 강한 수출 회복세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경제동향과 전망: 2024년 1분기' 보고서에서 수출이 3.6%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보통신(IT) 업황 침체와 중국의 부진,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지난해 부진했던 수출이 올해는 주요국의 경기 회복과 IT 시장의 수요 확대로 회복할 것이란 예상이다. 경상수지는 상품수지의 흑자 폭 확대 영향으로 510억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소비는 부진이 예상됐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도 온기가 내수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 여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이 늘지 않고 있다.
한경연은 내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 소비는 성장률이 1.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에 따른 소비 여력 감소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건설 투자는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건설 수주 감소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여파로 1.5%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