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펭귄 멸종” 이 모습 이제 못 볼수도…남극서 감지되는 충격적 재앙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123RF]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지구에서 가장 추운 지역으로 꼽히는 남극의 기온이 한때 계절 평균보다 38.5도 수직 상승하는 등 남극이 지구온난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빙하와 해빙이 녹아내리는 건 물론, 남극 생태계를 지탱하는 크릴새우가 감소하고 황제펭권 또한 번식 실패를 겪고 있어 재앙이 인류와 남극 생태계를 덮치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남극 콩코르디아 기지의 과학자들은 2022년 3월18일 남극 기온이 계절 평균보다 38.6도 높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러한 온도 상승폭은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빙하학자인 마틴 시거트 액서터대 교수는 “우리는 전례 없는 일과 싸워야 한다”며 “이 분야에서 누구도 이런 일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영국 남극조사국을 주도하는 마이클 메러디스 교수는 “영하의 기온에서 이러한 엄청난 (온도)급증은 견딜만하지만, 지금 영국에서 40도가 상승하면 봄날 기온은 50도 이상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를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저위도 지역에서 불어오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과거와 달리 남극 상공 대기권 깊숙이 침투하고 있는 일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을 뿐이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남극은 지난 2년간 인간이 대기 중 배출하는 온실가스에 치명타를 입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실제로 서쪽 남극의 빙하는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 남극 대륙 주변 바다에 떠있는 해빙 또한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빙하가 줄어들면 수십년 내 상당한 해수면 상승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기후 변화와 관련한 정부간 협의체는 이번 세기 중 해수면이 0.3~1.1m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이러한 위험 또한 과소평가됐다고 주장 중이다.

남극 생태계도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영국 남극조사국의 케이트 헨드리 교수는 조류(藻類)가 남극에서 사라지기 시작하며 물고기, 펭귄, 바다표범, 고래 등 먹이가 되는 크릴새우가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릴새우의 멸종은 남극 먹이사슬 붕괴는 물론, 온난화를 가속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조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크릴새우는 조류를 먹고 배설한다. 이 배설물이 해저로 가라앉으면 탄소를 해저에 가둬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남극에서만 서식하는 황제펭귄도 해빙 감소로 치명적인 번식 실패를 겪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린 펭귄은 방수 깃털이 다 자랄 때까지 해빙 위에서 지내야 한다. 하지만 깃털이 자라기도 전에 해빙이 붕괴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온난화 추세가 이대로 이어지면 이번 세기말까지 황제펭귄 서식지가 90%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달에는 세계기상기구(WMO) 또한 지난해를 ’174년 관측 역사상 가장 더웠던 해’로 규정했다.

WMO에 따르면 2023년 지구 평균 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 평균 대비 1.45±0.12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174년 관측 역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지구 표면 온도는 지난 2016년에는 1.29±0.12도를, 2020년에는 1.27±0.13도를 기록했다.

WMO는 “2021~2022년 전 세계 기후 관련 금융 흐름은 1조3000억 달러에 이르렀다”며 “아직 기후 금융 흐름은 전 세계 GDP의 1%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온도 상승 억제를 위해 기후와 관련한 금융 투자가 2030년까지 약 9조 달러, 2050년까지 추가 10조 달러에 도달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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