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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방중 과정에서 전기차·태양광 패널 등 중국의 ‘과잉 생산’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하자 중국은 자국의 생산 능력이 글로벌 녹색 성장에 기여했며 미국이 무역 보호주의 조치를 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랴오민 중국 재정부 부부장(차관)은 8일 옐런 장관의 방중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생산 능력 과잉’은 시장 메커니즘 작용의 표현이고, 공급-수요의 균형은 상대적인 것으로 불균형이 정상 상태일 때가 많다”며 “미국 등 서방 국가에서도 여러 차례 나타난 바 있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주로 시장의 가치법칙에 따라 조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랴오 부부장은 전세계적으로 신에너지 자동차와 태양광 발전 설비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중국은 국내 수요를 맞추면서 글로벌 기후 변화 대응과 녹색 발전 실현에 긍정적인 공헌을 했다”며 “이에 대해선 객관적인 평가가 나와야 한다”고 했다.
그는 “무역 보호주의 조치는 (과잉) 생산 능력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며 “응당 강조해야 할 것은 우리는 일부 선진국이 '안보 일반화'를 하면서 녹색 보호주의 조치 수위를 높이는 것에 단호히 반대하고, 이는 중국 기업의 정당한 발전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할 것이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 및 기타 관련 국가의 우려에 주의하고 있고, 각 당사자와 소통·협조를 강화하며, 시장화 원칙의 기초 위에서 이견을 이성적으로 보고 적절히 처리할 용의가 있다”면서 “양국은 워킹그룹 수준에서 이와 관련한 소통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옐런 장관의 방중 기간에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도 전했다고 밝혔다.
랴오 부부장은 “중국은 이른바 ‘다원화(多元化)’를 이유로 양국 및 세계의 정상적인 무역·투자·교류와 산업·공급망 안정을 타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며 “중국은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제한과 대(對)중국 관세, 대중국 투자 제한 조치 등에 관해 엄중한 우려를 명확히 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랴오 부부장은 “이런 조치는 중국 기업과 민중의 정당한 권익을 훼손하는 것으로, 미국 기업과 민중의 복지에도 이롭지 않다고 지적했다”며 “미국이 실질적 행동을 취해 중국 기업 제재·제한을 중단할 것을 희망한다”고 했다.
랴오 부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미중 양국은 개도국 부채 처리 문제와 세계은행(WB) 개혁, 국제통화기금(IMF) 거버넌스 개혁, 돈세탁·테러 자금 지원 방지 등 글로벌 도전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고, 양자 소통·협력을 지속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아울러 양국이 이달 중순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WB·IMF 춘계 회의 기간에 경제·금융 분야 워킹그룹 제4차 회의를 각각 열기로 합의했다.
옐런 장관은 지난 4일 중국 남부 도시 광저우에 도착했다. 5∼6일에는 중국 경제의 실질적 책임자로 불리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를 만났고, 7일에는 '중국 2인자'인 리창 국무원 총리를 접견했다. 7∼8일에는 란포안 재정부장과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과 각각 회동했다.